Thoughts2013. 8. 12. 02:18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지방에 일어났던 대지진의 여파는 2013년을 살고 있는 오늘날에도 여전하다. 지난 달에도 2011년 당시의 대지진 이후의 여진으로 도쿄지역에 진도3의 지진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지진은 현지인들에게조차도 그다지 큰 관심거리는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은 대지진 당시 망가졌던 후쿠시마원전의 후속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것과 그로 인해 태평양연안과 대기가 방사성물질로 오염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일본정부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치에 나서주기만 한다면 별 걱정할 거리는 아니겠지만, 문제는 전혀 그런 기미가 외국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며칠 전 원전냉각수가 그대로 바다로 버려지고 있다는 기사가 뜨면서 한국에서는 생선소비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급기야 오늘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사진이 돌고 있다. 사진 제목은 "호주에서 발견된 일본 방사능 기형상어"다. 


 


지인들이 좋아요를 누르면서 노출된 사진. 



 그러나 사진에서 보이는 것은 샴쌍둥이 상어다. 샴쌍둥이(결합쌍둥이)는 비단 사람뿐만이 아니라 자연계에도 분명 존재한다. 다만 샴쌍둥이로 태어난 사람과는 달리 자연 생태계에서 태어난 결합쌍둥이는 오래 생존하기 어렵다고 한다. 하여간, 이런 결합쌍둥이로 태어나서 잡힌 상어사진을 가지고 일본방사능기형상어라고 했으니,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한 번 찾아보기로 했다. 호주에서 발견돼서 올라왔다니 "Siamese twins shark"로 구글링을 했다. 바로 사진이 뜬다. 



 



첫 번째 사진이다. 클릭해봤다. (두 번째 사진은 무려 "원래 머리가 두 개인 상어"의 사진이라고 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 홈페이지다. 제목은 "두 머리를 한 청상어 낚이다"이다. 그리고 사진 설명은 "이 두 머리를 한 청상어 치어는 어부 크리스토퍼 존스턴이 2008년 호주 근해에서 낚은 청상어 어미의 배에서 꺼낸 것이다. 크리스토퍼 존스턴의 사진"이라고 되어있다. 본문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많은 독자들이 해양오염, 방사능 등의 문제에 대해 물어왔다고 한다. 이에 미시건 주립대의 마이클 와그너는 이런 기이현상의 원인을 딱 하나로 콕 집어 말할 수 없다면서 이런 문제들은 또한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나는 생명의 불완전한 발현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내셔널 지오그래픽지는 이런 현상을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다양성과 복잡성의 한 사례로 마무리 짓고 있다. 


 말하자면 2008년에 발견된 샴쌍둥이 청상어가 어쩌다보니 2011년 일본방사능기형상어로 둔갑을 한 것이다. 어찌된 일일까. 






일본 방사능 기형 상어로 구글링을 하니 하나의 사진이 잡힌다. 클릭해보니 상어연골껌의 위험성을 알리는 블로그 포스이었다. 글의 내용상 상어가 해양생태계의 최상층에 군림하는 포식자인지라 최근의 해양오염상황을 고려해서라도 상어연골껌은 애견에게 좋지 않다는 글이었다. 그리고 이 사진은 일본원전에 대한 일본의 내부통제, 내부피폭의 위험, 일본수산물의 위험 등을 언급하며 등장한다. 결국 몇몇 사람들이 빠르게 읽으면서 이 상어가 후쿠시마원전폐수로 인해 태어난 기형상어라고 퍼트리게 된 것이 아닐까. 



 블로그 저자는 잘못한게 없다고 본다. 우선 사진의 출처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정말 일본방사능기형상어인지 아닌지는 블로그 독자들이 링크를 클릭했으면 알았을 것이다. 내용 전체는 "상어는 식용으로 안좋아요"다. 굳이 문제를 삼자면 일본방사능문제를 언급한 가운데 사진을 게재했다는 것이 문제인데...대충 읽는 사람이 혼동할 만 한 배치였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런 것을 루머를 유포했다네 뭐네 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블로거들 모두가 논리성과 정확성을 갖출 필요는 없다. 특히나 취미로 블로깅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그리고 정확하지 않은 정보는 인터넷에서 빠르게 유포되었다가도 빠르게 확인과정을 거치며 사라진다. 



 오히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근본적 원인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공포와 불안의 속성에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나 기관이 빠르게 해소해주면 바로 해소되건만...어디 그게 그렇던가. 광우병수입쇠고기사태때부터 '그건 너의 오해다'라며 몰아붙인 정부에 크게 데였던 사람들은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 



 일본이 수출하는 먹거리의 안전성에 대해 WTO의 관련법에 준거한[각주:1] 강력한 검증을 거치는 시늉이라도 해도 우리 일상의 먹거리를 담당하는 부모님들이 패닉에 빠질 일은 없을 것이다. 결국은 사람들은 이런 기형생물의 사진을 보는 것 만으로도 일본원전사고와 방사능피폭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1. 한국과 일본이 WTO에 가입한 국가인 만큼, 교역품에 대한 검역은 해당 법에 의해 치뤄져야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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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2013. 8. 11. 16:08

 



아...얘들 처럼 시원한 바다에 풍덩풍덩 놀고 싶네...




 어젯 밤부터 서울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어디까지나 한낮더위와 30도에 육박하던 열대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원하고 건조했던 것이지만 정말 꿀맛이었다. 더운 땅 위로 찬 바람이 부니 새벽에는 제법 안개도 끼고 살짝 추위를 느낄 정도로 집안에 통풍이 잘 되었다. 게다가 집근처에 지나가는 고속도로에 차가 별로 없었다. 이상할 정도로 적막하고 시원했던 밤이었다. 이 정도로만 남은 여름이 지나간다면 좋으련만. 


 대구, 왜관지역에서 겪었던 후텁지근한 더위 정도로 뜨거웠던 며칠. 여름에는 할 것과 하지 말 것이 저절로 구분이 되는게 느껴졌다. 나름 정해본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써본다. 



 1. PC를 오래 켜놓지 않는다. 


 봄, 가을에는 그다지 느껴지지 않지만, 한여름과 한겨울에는 PC의 열기가 방 안의 공기를 숨이 턱 막히게 하는데 한 몫 한다. 최근에는 CPU든 GPU든 엄청나게 열을 내뿜는 제품들이다보니 새로 나온 PC모델들은 저마다 '최고 성능의 쿨러'를 달았다고 홍보를 한다. 그 최고 성능의 쿨러 덕에 PC가 있는 방은 그렇지 않은 방에 비해 2~3도는 더 높게 느껴진다. 정말 할 일만 간단히 하고 꺼놓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단순히 PC만 그런게 아니다. 요즘엔 열이 많이 안나는 스탠드도 있다고 하지만 대체로 빛이 나는 녀석들은 열이 엄청나게 나게 마련이다. 내가 쓰는 삼파장스탠드는 조금만 켜놓고 있으면 난로가 따로 없다. 



 2. 짜증내지 않는다. 


 후텁지근한 날씨가 되면 불쾌지수도 함께 높아진다. 그런데 올해는 유난히도 더한 것 같다. 작년에는 덥다고 그리 짜증내거나 투덜거린 적은 없었는데 올해는 그다지 성질 부릴 줄도 모르는 나부터가 말이 곱게 안나가고 있다. 반성한다. 


 짜증이란 건 한 사람이 방아쇠를 당기면 연쇄적으로 반응이 오는 전염성이 강한 녀석이다. 꼭 여름이라서가 아니라 좋은 인간관계를 위해서라도 짜증보다는 유쾌한 생각을 하며 지내야겠다. 



 3. 뙤약볕을 만만히 보지마라. 


 요전에 뙤약볕 아래서 달리기하고 며칠을 고생했던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 아무리 건장한 청년이더라도 뙤약볕을 만만하게 봐서는 안된다. 열사병이란게 체온은 오르는데 열이 배출이 안돼서 걸리는 것인 만큼 피치못하게 한낮에 뭔가 할 일이 있다면 햇볕을 최대한 가리고, 물을 꾸준히 마셔야 한다. 그러고보니 일본에서 열심히 500ml 코카콜라가 100엔 하길래 열심히 마셨던 기억이 나네...



 4. 먹는데 돈 아끼지 말자. 


 잘 먹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 이상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때 되면 몸보신 핑계라도 대서 오랜만에 친구도 만나서 식사하거나, 가족들과 함께 시원한 냉면이나 팥빙수라도 먹으러 가면서 서로간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것도 좋겠다. 



 5. 더운데만 집중하지 말자. 


 더위를 잊으려면 다른데 더 집중하는 수 밖에 없다는 말을 하는 이도 있다. 그런데 그게 맞는 것 같다. 덥다 덥다 하면서 더위에만 집중하면 도통 하려던 일도 안되고 더 덥게 느껴진다. 그러느니 차라리 뭔가 집중할 만한 것을 찾아서 하는게 좋지 싶다. 아니 차라리 럴 시간에 시원한 데를 찾아가거나, 그럴 여력이 안된다면 뭔가에 푹 집중할만한 걸 찾아서 하는게 좋을 것 같다. 어제 시간을 내서 집안 대청소와 빨래를 마치고 목욕까지 했는데 정말 그러는 동안에는 땀은 흘리지만 덥다, 덥다 하면서 투덜거리게 되진 않더라. 


 



 이렇게 정리해보니 더위를 쉽게 나는 건 내가 더위를 어떻게 맞이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 생활에 열을 뿜어내는 것들을 그만 두고, 아끼는 가족들이나 지인들과 함께 시원하게 보내기 위해 서로 채워주고 유쾌하게 보내려 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피서가 아닐까 한다. 


 이젠 PC를 끄고 다시 찬물을 받아 탁족을 하면서 책을 읽으면서 남은 오후를 보내야 겠다. 오늘은 에어컨을 켜지 않아도 될만해서 너무 좋구나. 





Posted by Cybercat
Thoughts2013. 4. 2. 21:29
오후 4시 50분 잠실역 방향 2호선 지하철은 신천역에 잠시 정차했다. "고객 민원으로 잠시 정차하겠습니다." 그때 옆 차량에서는 주변사람들이 놀란 눈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몇몇 어른들이 나서서 젊은 남자를 말리고 있는 것을 보니  뭔가 사단이 난 분위기다. 신형차라 객차간 소음이 완전히 방음되어서 그 다툼이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분위기가 불편해 내가 있는 차량으로 사람들 몇몇이 들어올 때 들린 소리로는, 내 예상대로 한 노인과 청년간에 붙은 말싸움이었다. 청년은 우산을 든 손이 그를 향해 몇 번 삿대질하는 동안 손에 쥔 핸드폰으로 연거푸 뭔가를 써서 보내고 있었다. 정차하는 동안 공익요원이라도 투입되려나 했지만 열차는 1분 후 다시 잠실역으로 출발했다. 말싸움했던 노인은 잠실역에서 내리려는지 자리에서 일어섰고 청년은 그 자리에 서서 분을 삭히고 있었다. 
 

 

이 일이 일어난 오후, 나름 이른 시간에 영화 한 편을 보며 즐기고 있었다. 작은 상영관이었지만 고전을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라 빈 자리 없이 사람들이 그득히 들어섰다. 낮 시간이라 그런지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많이 오셨다. 이윽고 영화가 시작되고 커피를 마시며 집중하려던 차, 신기하게도 동시에 약속이라도 한 듯, 한 자리 건너 양 옆으로 아주머니 둘이 핸드폰을 꺼내들고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다들 알다시피 핸드폰 화면의 밝기는 스마트폰의 경우 스크린 화면만큼 밝다. 양쪽에서 그 큰 스크린을 최대밝기로 해두고 답신까지 한참동안 보내는 아주머니들. 너무하다 싶어 정중히 핸드폰을 꺼달라고 했다. 좀 놀랐던건 이 아주머니들이 남이야 뭔 소리를 하든 자기들 볼 일을 다 보고서야 핸드폰을 껐다는 것이다. 오른편 쪽의 아주머니는 영화 중반 즈음에 온 전화를 받고선 내일 12시 약속까지 다 잡았다. 

 

 
존중이 없는 사회다. 아니 존중을 찾아보기 힘든 사회다. 무시를 당할까봐 먼저 남을 깔아 뭉개려 애를 쓰는 사람들이 점잖고 격식 갖춘 이들을 욕보이는게 일상다반사인 사회가 되었다. 어른들은 어린 사람들이 자신들을 먼저 존중하지 않는다고 삿대질을 하고, 어린 사람들은 어쨌거나 존중받지 못할 걸 알기에 분노하며 저항한다. 노인들, 아줌마들 존중해봤자라며 분을 삭히지 못한다. 때로는, 내 눈으로 본 적은 아직 없지만, 역으로 어른들에게 못할 짓을 하는 청년들도 있다. 무언가를 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여 적반하장으로 노발대발하는 사람들도 있다. 

 

 
당하는 사람들의 부류에는 남녀노소 구분이 없다. 예전에는 노약자, 부녀자들이 곤란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엔 존중받는 것을 권리로 생각하여 다른 이의 신체적, 정신적 권리까지 불필요하게까지 침해하는 부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조금 전 지하철에 일어났던 경우도 그런 쪽에 속한다. 먼 길을 걸어왔는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꼬마 남매 둘이 노약자석에 앉아있었다. 사실 앉은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옆 칸에서 꾀죄죄한 옷차림의 노인이 건너오더니 아이들이 앉은 걸 알면서도 엉덩이를 들이밀었다. 여자아이는 놀래서 그 펑퍼짐한 엉덩이에 깔리지 않기 위해 부리나케 옆으로 비켜 앉았다. 누가 더 노약자인가. 나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 생각을 하기 전에 자신보다 더 약한 자가 있다면 그들에게 내어주는 자리가 노약자석이 아니었던가. 그 노인이 과연 너댓살 된 남매보다 힘들거나 지쳐보였던가. 아니었다. 소녀를 깔아 뭉개버릴 것 처럼 그렇게 말도 없이 궁둥이를 들이밀었어야 했는가. 아니었다. 두 남매의 어머니가 아이들에게 양보를 가르칠 수도 있었던 좋은 순간을 그 노인은 그렇게 당연하게 자리를 차지하고선 이내 눈을 감아버렸다.
 

 

왜 이렇게 존중과 배려가 사라진 사회가 된 것일까. 그것은 내면의 궁핍함 때문이 아닐까. 그 궁핍함은 권력과 부와 명예로 채워지지 않는다. 오직 누군가에게서 시작된 따스한 말 한 마디, 마음이 담긴 칭찬과 격려, 진심으로 하는 감사만이 그 빈 자리를 채워줄 수 있다. 하지만 아는 사람한테 조차도 이런 존중의 말이 오고 가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하물며 모르는 사람에게서랴. 존중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존중의 마음을 채울 자리에 언제 저 사람이 내게 뭔 짓을 할 지 모르니 조심해야지 하며 불안해하는 마음을 채운다.  조금 전 그 무서운 일을 당했던 소녀의 겁에 질린 눈빛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아마 다시는 저 경로석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나이든 어른들에 대한 두려움이 그 아이의 가슴 속에 자리 잡았으리라.

 

 

나도 그 소녀마냥 번번히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당하고 오는 쪽이다. 되도록이면 참고 건너간다. 상대방에게 예의를 갖춰서 반응하고 대답한다. 열에 아홉은 그만한 예의를 갖춘 반응이 돌아온다. 그렇지 못한 하나가 끝까지 진상을 부리고 안하무인, 적반하장으로 달려든다. 아마 그들도 똑같은 식으로 당하고 창피해하고 마음이 힘들었던 경험이 많았으리라. 나는 그 끊이지 않는 분노와 증오의 꼬리를 내 선에서 끊으려 노력한다. 그리고 대부분 성공한다. 그렇게 배웠고, 그렇게 하려고 한다. 하지만 나도 간혹가다는 참지 말자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 나도 열에 아홉이 아닌 하나가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내 악을 쓰는 그 사람들의 얼굴들이 떠오른다. 그러고는 다시 생각의 가닥을 추스린다. 내 속에 항상 존중의 언어와 행동이 가득 차도록 다시 한 번 마음을 가다듬는다.
 
Posted by Cybercat
Thoughts2013. 4. 1. 01:32

 

 

 

새로운 것을 접하지 않으면 사람은 과거 기억과 지적 상상력이 결합된 추억이란 미로에 빠지게 되기 마련이다.
이 미로는 무엇인가. 과거의 재발견이다. 머리 속에, 가슴 속에 켜켜이 포개어 놓은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세계다.
사람의 희로애락이 한 군데 완전히 녹아들어 고통이 기쁨이 되고 행복이 슬픔이 되는 세상이다.

 

 

아무런 스스럼 없이 그 꺾인 골목을 들어가보자. 마치 오래 전 사진을 오랜만에 보는 것 마냥 순간 순간이 즐겁고 행복하다.
하지만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 수록 그 속에 숨겨져있던 가시덩쿨에 긁히고 돌부리에 채여 넘어진다.
이내 왜 여기에 발을 들여놨나 후회를 하게 된다. 씁쓸한 인생의 고뇌로 머릿속과 가슴은 엉망진창이 되어버린다.

 

 

그렇게 하루를, 이틀을, 아니 몇날 며칠을 추억으로 다시 쌓아가다보면 그 사람의 인생은 과거의 재활용품으로 가득 채워지게 된다. 삶이 허무하게 느껴진다. 공허한 마음에 고통스러워하며 하루를 그저 견뎌나간다. 스스로를 감옥에 가둬놓고 실험용 쥐 마냥 다루게 된다.

 

 

인간이 스스로를 동물적 존재로 타락시키는 방법이 이렇게 쉬울 줄이야. 아마 악마도 인간의 이 영악함에 감탄했으리라.
 

 

인간의 몸이 외부로부터의 공급을 필요로 하듯, 영혼과 마음 또한 그러하다. 일상적인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찾아 나아가라. 인생에는 문을 지키는 간수도, 문을 굳건히 잠그고 있는 자물쇠도 없다. 한 곳에 머무르기를 거부하라.
바깥의 익숙치 않은 공기를 들이쐬며 지금과는 다른 인생의 구상을 시작하라. 모든 일에 물음표를 달고 새롭게 바라보라.
그 결과는 어떠할 지 아무도 모른다. 살아온 일생에 대한 마지막 평가는 인간에게 달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더더욱 인생은 살아갈 만한 것이 아니겠는가.
Posted by Cybercat
Thoughts2012. 10. 19. 23:08

최근들어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 있다.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것인가.

행복이 아닌 다른 것을 좇아 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행복을 추구하지만 생활고로 그렇게 살지 못하는 사람과

행복 자체에 관심이 없거나

행복하게 살고 싶지만 그걸 찾을 길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나는 행복한가.

임성민 아나운서의 강연100도에서의 스피치를 보고

행복하지 못한 삶이 어떻게 사람을 힘들게 하는지

그리고 결과적으로 행복이란 것을 찾기 위해

몸을 던지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우연히 다가온 기회를 잡은 전직 아이돌가수 출신의 강사도 그렇다.

그는 자신에게 드러난 새로운 길을 걷기 위해

주저하지 않고 자신을 던졌다.

 

그리고 행복한 길을 걷고 있다는 그들의 말에 담겨있는

공통적인 메시지가 있다.

 

주저하지 말자.

두려워하지 말자.

과감히 자신을 던지고

온 힘을 다해 행복한 삶을 살아가자.

 

생각해보면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대로 사는 한 길을 사는 것.

그게 행복하게 사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지 싶다.

 

 

Posted by Cybercat
Thoughts2012. 9. 26. 03:07

  

 

 

 오늘은 황장엽이 '남한에 5만의 간첩이 있다'고 한 것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영화 "간첩"을 보고 왔다. 올해는 대선도 있고 안그래도 시대착오적 반공주의자들 덕분에 애먼 시민들 간첩소리 들었던게 몇 년 전 이야기인데, 참 민감한 시기에 이런 영화가 개봉되나 했었다. 그래서 보나마나 그런 사람들 간지러운데 긁어주는 영화려니 했었기에 9월달에 볼 영화 리스트에선 제외시켰던 영화였다. 하지만 역시 편견은 금물. "광해"가 은근 매진행렬이었던지라 차선책으로 "간첩"을 선택했던건데, 보고나서는 "아, 정말 재미있었다. 한 번 더 봐도 괜찮겠다"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보는 내내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왔고, 액션장면에서는 다들 팝콘 씹는 일도 없이 집중하게 될 정도로 몰입도가 상당한 영화였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어쩌면 보기 불편한 장면들이 나오지 않을까 내심 마음의 방어를 하면서 봤었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장면들이 의외의 시니컬함을 내포하고 있었을 줄이야. 영화 전반적으로 간첩들의 대사는 남한의 경제적 어려움에서 오는 투덜거림, 그리고 소위 "좌빨들이 수꼴이라 부르는 자들"의 비아냥거리는 말이었는데, 잘 생각해보니 그런 말들을 북한간첩들이 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게 아닌가. 한우를 애지중지 키우는 간첩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걸 반대하고 한미FTA를 반대하는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인터넷검색만 하면 웬만한 내용은 다 검색이 되는 시대에 간첩이 할 일이 없다면서 '박정희때가 좋았지'하며 너털웃음을 짓는 노인 간첩의 아련한 추억은 소위 수꼴이라 불리는 자들의 내러티브를 대놓고 비꼬는 장면이다. 아니 어쩌면 양측을 모두 비꼰게 아닐까. (아니면 내가 배배꼬아서 생각한 나머지 잘못판단한걸까.)

 

 어쩌면 감독은 평범한 시민들이 간첩소릴 들었던 것을 가지고 진짜 그들이 간첩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으로 제작했던 것 같다. 솔직히 먹고 살기 힘든 사람들이 해봤자 얼마나 하겠으며, 웬만한 정보가 인터넷에 도는 마당에 간첩질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말도 안되는 소리로 영화를 만드니 이런 재미있는 영화적 현실이 펼쳐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우리에게 웃음을 전달해준다. 웬만하면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하는 나조차도 '참 재미있게 봤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괜찮았던 영화였다. 간첩이란 제목에 껄끄러움을 느꼈던 분들에게도 추천해본다. 액션장면도 상당히 좋다. 총격전에선 히트를, 격투전에서는 본 시리즈를 연상케 했을 정도니. (카메라 워크는 그런쪽은 아니지만.) 아니, 내 평가보다 여기 출연하는 명배우들의 라인업만 봐도 이 영화는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영화이지 않을까.

 

 

 

'간첩신고 보다 무서운 건 물가상승?'

전세값에 쫓기고, 복비 10만원에 목매고, 소 키우기 바쁜 사람들이 간첩이란다. 어제까지 내 이웃, 동료, 가족으로 평범하게 살아온 이들에게 북의 지령이 내려진다. 먹고 살기 바쁜데 지령수행까지 해야 할 판이다. 한동안 끊긴 지령으로 본인의 간첩인지도 잊고 사는 이들의 좌충우돌 이중 첩보생활이 시작된다.

영화 '간첩'은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어둡고 비장한 간첩의 이미지를 벗어나 먹고 살기도 바쁜 생활형 간첩들의 사상 초월 이중 작전을 그린 리얼 첩보극을 그렸다.

최근 '연가시'로 흥행배우 대열에 합류한 배우 김명민은 이번 영화로 2연속 흥행을 노린다.김명민은 극중 머리 회전이 빠르고 말솜씨가 탁월한 암호명 '김과장' 역을 맡았다. 간첩들의 리더로 타고난 재주를 발휘 비아그라 밀수와 불법판매를 하며 가족들을 부양하는 인물을 표현한다.

전작에서 보여준 '캐릭터 맞춤 몸연기'는 없지만 김명민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편안한 생활 연기가 묻어나는 캐릭터다.

전작 '왕의남자', '전우치', '부당거래'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개성강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 유해진은 영화에서 먹고 살기 바쁜 이들에게 지령을 전달하러 내려온 북한 최고의 암살자로 암호명 '최부장'으로 등장해 세련되면서도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이 영화의 홍일점인 배우 염정아는 지도 파악 능력을 살려 부동산 중개인으로 밥벌이를 하고 있는 암호명 '강대리' 역을, 변희봉은 북에서 맨손으로 헤엄쳐 내려온 간첩계의 산증인인 암호명 '윤고문' 역으로 극의 흥미를 더한다.

이번 영화로 첫 스크린 데뷔에 오른 정겨운은 뛰어난 해킹 실력을 갖췄으나 남파 후 귀농을 선택해 소를 키우며 FTA 반대 시위에 앞장서는 '우대리' 역으로 변한다.

우민호 감독은 "대중들에게 두려운 존재로만 인식되고 있는 간첩들이 남북 관계가 원만해진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는 의문에서 작품을 구상했다며 "간첩들도 사람이고, 아버지고, 어머니고, 노인이고, 청년이며 우리와 똑같이 고민하고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영화 제작의도를 밝혔다.

간첩의 틀을 파괴한 러얼 첩보극 영화 '간첩'은 추석 개봉예정이다.

 

 

 

- Youtube 노컷뉴스 영상에 등록된 내용

 

p.s. "간첩 화이팅!이라니"...ㅋㅋㅋ

 

p.s. 2. 생각해보니...오늘 트윗에서 배우 변희봉님의 성함을 변희재라고 썼었구나. 아...이게 무슨 망신이냐...ㅠ.ㅠ 죄송합니다. 그나저나...변희재...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다음 기대작인 007스카이폴. 오래전부터 007시리즈 팬이었기에 사람들이 아무리 007시리즈를 별로라고 해도 나는 꼭 본다.

 

 

Posted by Cybercat
Thoughts2012. 9. 23. 13:50

 

구글링으로 사과 사진을 찾아보니 내가 생각하는 이미지와는 다른, 색이 진한 사과들이 너무 많았다.
내가 먹었던 사과는 위의 사과처럼 붉은 빛이 덜하고 당도가 낙과한 것이더라도 매우 달았다.
물론 그 중에는 신맛만 가득한 것도 있었지만...항상 큰집에서 공수해왔던 사과.
이제는 시장 가서 꼭 사서 먹는 과일 중 하나가 되었다.

 

 

  지난 가을 태풍으로 낙과를 판매하고자 하는 분들이 종종 보인다. 상품가치가 없는 낙과를 제외하면 내다팔 것이 없을 정도라는 말도 들린다. 안그래도 가을태풍 지나고 다가오는 추석 즈음에는 농산물소비자가가 턱도 없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는 공급도 부족하고, 고가의 제수음식을 피할 수 밖에 없는 소비자들의 지갑상태가 겹쳐서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힘든 가을이 되지 싶다.

  내가 어렸을 때 문경 큰집에서는 과수원을 했다. 기억에는 사과나무만 끝없이 넓은 과수원에 백여그루 이상 있었던 것 같다. 이 정도 되면 다들 그 달고 맛있는 최상급 문경사과를 원없이 먹을 수 있겠구나 하면서 나를 부러워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추석을 지내고 오면 우리집엔 낙과한 사과, 상품가치가 없는 사과들만 쌀푸대 하나 가득했다. 간혹가다 심하게 멍울지지 않은 녀석들이 보이긴 했지만 대부분 깎아먹기도 뭐한 녀석들이 대부분이었다. 시골에 갔을 때 조차도 소반에 나오는 건 상품가치 없는 녀석을 골라서 접시에 담은 것이었고, 나는 그렇게 사과맛을 알아왔다. 그래도 친구들에게 나는 항상 우리 큰집은 문경에 있고 큰 과수원에서 사과를 매년 가을마다 전해준다고 자랑했었다.

  그런데 고등학생이 되어서였던가. 나는 친구 녀석이 간식거리로 가져온 최상급 경북능금을 입에 물어볼 기회가 있었다. 껍질 채로 베어 물었을 때 느껴진 그 놀라운 달콤함과 진한 향기는 이제까지 내가 먹어왔던 그런 사과가 아니었다. 왠지 모르게 속이 상했다. 왜 나는 과수원을 하시는 큰아버지한테 이런 사과를 받아본 적이 없는거였을까.

  그 해 가을, 시골에 내려가서 나는 처음으로 투정을 부렸다. 왜 항상 다 떨어진 사과만 주냐고. 은근 다혈질인 큰어머니는 특상품 먹고 싶으면 돈내고 먹으라고 농담반 진담반 툭 던지셨다. 잠시 후, 큰아버지는 조용히 내다팔려던 사과를 가지고 오셨다. 친구가 줬던 사과맛보다 더 달고 향이 진했다. 어디서 냄새를 맡고 왔는지 꿀벌이 날아와 쪼개놓은 사과 반쪽에 앉았다.

  나이가 든 이제사 안 것이지만, 당시만 해도 농촌의 부가사업거리라고는 정부가 추천해주는 것들 말고는 거의 없다시피했다. 벼농사만으로는 조부모님과 아내, 그리고 네 자녀를 부양하기 힘들었던 큰아버지는 일제시대때 착굴됐던 탄광에서도, 과수원에서도 눈코뜰새 없이 일을 하셨던 것이다. 그런데다 나는 왜 낙과한 사과만 주냐고 투덜거렸던 것이다.

  어머니는 내가 학교다녀오면 매일같이 사과를 깎아주시다가 보름쯤 지나면 달콤한 사과잼을 만들어 주셨었다. 우유식빵 두 장 사이로 듬뿍 발라주시던 사과잼, 그 향긋함. 이제는 그때처럼 사과를 먹을 일이 없다. 연로하신 큰아버지는 십수년전 과수원을 그만 두시고 큰어머니와 함께 문경특산 오미자 한과사업을 벌여서 수억원대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따금 사과대신 한과를 올려보내시지만 우리집은 꼭 사서 가지고 온다. 그 수고를 이제는 모르는 바가 아니기에.

 

 

 

Posted by Cybercat
Thoughts2011. 12. 13. 01:36
 


『Le Pensure』
 Auguste Rodin



진정한 생각보다 성향과 판단이 앞서는 시대에
지옥의 문을 지키고 있는 이 조각상이 던져주는 함의를
다시 떠올려봤으면 좋겠다.



 

의외로 인터넷이란 공간이 너무 넓다보니 보이는게 전부가 아닌 경우가 참 많다. 사람들이랑 얘기하다보면 정말 한 사건에 대한 지식이 의외로 완전히 접속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보고싶은거만 보려고 하는게 아닌한 편협한 시각을 가지지는 일은 없을거란 생각을 했는데 이처럼 정보의 접속권한이랄까 정보의 공개수준이 애초에 편협하거나 부족한 경우엔 사람들의 정보력과 판단력에 심각한 왜곡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부족함을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한 정보수준평가 및 사건에 대한 판단이 논리적으로 이뤄지도록 노력한다. 아니 그렇다고 믿고 싶다. 적어도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라면말이지. 
 
그런데 현재 SNS를 통해 접하고 있는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을 보면 분명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수한 4년제대학을 나온 녀석들인데도 보는 거라든가 생각하는 방식이 날로 편협해지고 있다. 자신이 틀렸을 가능성을 고려한 대화를 애초에 시작도 하지 않는다. 중요한 사안일 수록 감정보다 논리로 대응하고자 하는 노력이 부족해보인다. 

 그런 이유에서 요즘엔 '아는 만큼 보인다'란 말을 그다지 신뢰하기 힘들게 된다. 어쩌면 애초에 잘못된 말일지도 모르겠다. 사실은 '깨달은 만큼 보인다'일테니. 현대사회가 보여주는 흠결점 중 하나가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양이 얼마나 많든 간에 그것이 인간성과 도덕성, 그리고 사회성으로는 직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최근엔 알면 알 수록, 가진 것이 많으면 많을 수록 개인적 도덕성의 흠결과 부패성을 가리는데 사용할 가능성이 비례한다는 말을 더욱 자주 듣고 있으니 걱정이다. 

 Lack of conversation. misconception, prejudice, arrogance. 언젠가 내 외국친구에게 현재의 한국정치상황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라고 했을때 들었던 단어다. 잘 들여다보면, 우리가 무지한 사람들을 설명할 때 쓰는 단어이지 않은가? 또한 정치가 재화의 배분과 분배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처리하는 방식을 반영한다는 가설을 접목하자면, 저 네 단어란게 바로 우리를 설명해주는 단어이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참...나도 반성할게 너무나도 많다. 성향이야 어떻든 간에 서로 이해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Posted by Cybercat
Thoughts2011. 6. 29. 21:36

 최근에 포털사이트들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와 다양한 메일-블로그통합서비스같은 것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그 가운데 경쟁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런칭하고 한 곳에서 메일, 블로그, 사진업로드, 뉴스그룹 등의 서비스를 해결할 수 있도록 통합환경을 조성하는 분위기죠. 게다가 클라우드 서비스는 어디서든 웹에 접속할 수 있는 네트워크 환경만 전제된다면 어디서든 웹에서 자신의 파일을 다운해서 사용하거나 여러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컴퓨팅환경을 조성해준다고 하네요. 과연 그렇다면 다음의 클라우딩 서비스는 어떨까, 이번에 티스토리 메일주소 포워딩 서비스를 신청하면서 겸사겸사 리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tistory.com서비스 신청

 우선은 @tistory.com으로 제 다음 이메일을 통합했습니다. 다음이 hanmail이란 이름으로 이메일 서비스를 시작했을때부터 사용해왔던 ID인지라 현재 @daum.net으로 바꾸자는 이벤트에 그다지 마음이 가지 않았습니다만,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tistory블로그의 이름과 이메일을 똑같이 가질 수 있을거란 생각에 망설임없이 신청하게 되었지요. (※티스토리에 가입하신 분들께만 제공되는 서비스입니다.)

 아직 신청한 분들이 많지 않아서인지 cybercat이란 ID생성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10년이 지나서야 이렇게 제 닉네임과 일치하는 ID를 소유할 수 있게 되어서 감격적인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오랜 기간동안 사용해왔던 hanmail.net의 ID와 통합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강점이었습니다. 한메일로 제게 연락하시던 분들께 새 주소를 알려드려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었습니다. 옛 주소로 오는 메일도 tistory.com의 메일계정에서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었거든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메일주소 포워딩서비스기 때문에 본질적으로는 한메일을 사용하고 겉으로는 티스토리메일을 사용하는 모양이 된 것입니다. 이런 서비스에는 나름대로 큰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개해드리면서 말씀드린 것이긴 하지만 "티스토리 블로그이름과 동일한 티스토리 이메일주소"를 가지게 되어 홍보라든가 연락시 많은 분들이 손쉽게 기억하실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요.

 2. Daum Cloud서비스

  사실 다음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런칭했을때부터 사용해오고 있긴 했습니다만 이번 기회를 통해서 중요한 document들을 클라우드에 동기화시키면서 사용해봤습니다. 동기화를 위해선 다음클라우드를 PC에 설치해야하는데 설치후엔 단순히 '다음클라우드 폴더'가 생성되더군요. 이 폴더에다 클라우드서버에 동기화할 파일을 옮겨놓으면 되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동기화 속도가 느렸습니다. 다음에서 메일로 1GB정도의 파일을 업로드하는 속도보다 1.5~2배는 느리다는 체감속도랄까요. 주로 PPT파일과 DOC파일, 그리고 사진파일들을 이동하면서 사용하기 때문에 용량이 적은 오피스파일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사진파일들을 클라우드서비스로 사용하기에는 시간적 부담이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하나, 동영상파일은 저작권법상 문제로 업로드는 되지만 공유는 안됩니다. 잘못알고 있었던 부분이었네요. 개인적으로 업로드하고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만큼은 상관없으니까요. 

 다음클라우드 서비스는 다른 사용자들과 함께 파일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간략히 공유폴더 하나만 만들어놓고 권한 설정만 해두면 언제든지 파일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3. 이메일 통합환경

 지금은 nate.com과 gmail.com계정을 tistory.com계정에서 한 번에 모아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따로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서 관리하는게 일이었는데 이렇게 한 사이트에서 관리하다보니 손쉽게 메일 정리가 됩니다. 다음사이트를 훨씬 많이 사용하시는 분들이라면 다음메일/티스토리메일에서 한 번에 다른 메일계정들을 등록해서 관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벤트덕에 사용해보긴 했지만 정말 원하던 이메일주소를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정말 좋았습니다. 아마 앞으로는 새로 생긴 주소로 많은 분들께 소개해드리면서 아울러 티스토리 블로그도 소개하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겠네요.


Posted by Cybercat
Thoughts2011. 6. 23. 16:24

 연일 포털사이트, 트위터에선 스마트폰 이야기가 끊이질 않습니다. 게다가 최근 아이폰5출시 시기와 디자인이 이슈가 되어 더욱 그 분위기는 확산되는 추세인 듯 합니다. 저도 이 글을 쓰기 전까지 트위터의 몇몇 파워유저분들과 함께 스마트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하다 왔는데요 정말 카라 이야기보다 더 열띤 느낌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지난번에 사용했던 아레나폰이 고장난 관계로 2G폰을 사용중입니다. 그리고 아이팟 3세대를 아울러 가지고 다니고 있지요. 그래서 굳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생각을 안하고 있었습니다만 모든 기능을 한데 모은 컨버전스기기의 매력에 끌렸다고 해야할까요. 카메라부터 음악과 영상재생, 녹음기, 인터넷, 게임, 스케쥴러, 그리고 본질적 기능인 전화기로써의 역할까지 어디 하나 빠지지 않을 만큼 완벽하게 손 안의 작은 기기에 모아놓은 스마트폰이란 세계에 자연스레 이끌려 들어가고 있었나봅니다. 게다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그 용도를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정말 매력적인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이 스마트폰 덕분에 커뮤니케이션의 패러다임이 바뀌어간다는 말도 들은 적이 있으니 정말 대단하지요.

 스마트폰을 고를 의향으로 꾸준히 트위터와 웹문서들을 지켜보면서 의아했던 점은 '자기가 좋아하는 기기 사서 잘 쓰면 되는거지 왜 저렇게 연신 서로들 비판하고 있을까'하는 점이었습니다. 과연 그 논란 가운데서 열변을 토하시는 분들은 애플의 아이폰유저나 안드로이드폰유저나 공히 파워유저들이었습니다. 분위기가 이러하니 어느쪽 말을 듣고 어떤 폰을 사는게 좋을까 전보다 더욱 갈등되는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트위터상에서 폰 얘기를 하면 항상 좋은 정보를 주시는 분들과 함께 이틀간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다만 제가 이미 아이팟 유저이고 저보다 나이드신 분들을 제외하고는 주변에는 모두 아이폰유저인지라 아이폰에 관련한 내용은 많이 알고 있으므로 되도록이면 안드로이드폰을 쓰시는 분들 중 폭넓게 스마트폰 세계를 관조하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했습니다. 다행이 대놓고 그냥 까, 빠로 비방만 하시는 분들이 아니라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할 줄 아시는 분들이라 정말 기분좋게 깊이있는 대화가 오고갔습니다. 그리고 대강 제 생각도 정리가 되었습니다. 그걸 간단히 여기에서 소개해 드려보고 싶습니다.


 1. 우선 스마트폰을 둘러싼 대략적인 논란의 구조는 국내에서 엄연히 스마트폰 판매에 있어 양대산맥을 이루는 애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파워유저들의 논쟁은 단순히 '이게 더 좋아'라고 박박 우기는 유치한 수준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하드웨어의 장단점과 다양한 소프트웨어의 확보 수준 및 그에 대한 전망, 기기 A/S, 후속기기 출시에 따른 기존기기 지원대책, 사용자편의성을 극대화한 UI에 관련한 토론 등등 정말 광범위한 범위에서 '가장 소비자를 위한 스마트폰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고민까지 다다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 이야기를 해나가면서 애플과 삼성 두 기업의 비윤리적 기업행태에 대한 적나라한 고발과 한국 소프트웨어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법 관련 문제, 통신사들의 이윤 폭리 문제까지 정말 스마트폰 하나가지고도 이런 다양한 이야기가 가능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소위 ~까와 ~빠가 생기는 건 소비자를 배려하지 않는 비윤리적인 기업의 행태가 시작점인 경우가 많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걸 제지하지 못하는 구멍 숭숭 뚫린 법규정과 사법권의 법집행의지 박약도 문제가 되겠지요.

 2. 그런데 이틀간의 트위터상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된 것은 이런 열띤 공방 가운데서도 해당 기기를 산 사람은 그 기기를 자기의 목적에 맞게 알아서 잘 쓰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문에 야기되는 생활의 불편함같은건 기기고장과 비합리적으로 느껴지는 A/S, 통신사의 엉터리 서비스같은 것을 제외하고는 무슨 스마트폰을 사든 간에 잘 쓰고 있었습니다. (함께 대화에 참여하던 캐나다의 모 군은 며칠전 폰이 사망했다는 슬픈 소식이지만...어서 맘에 드는 폰 사게 되기를!)

3. 요컨대 온라인에서는 자기가 산 폰 잘 쓰고 있으면서 굳이 할 필요도 없는 도토리키재기같은 식의 공방이 오고가고 있었습니다. 나 이거 쓰고 있으니 내꺼가 최고라는 식의 이야기들은 왠지 어릴때도 많이 해봤던 듯 하군요. 내가 산 건담이 니가산 건담보다 더 쎄다 이런식. 다만 1에서 이야기한 기업고발같은 경우는 정말 심각하더군요. 핸드폰 사기가 두려워질 정도로 정말 스마트폰의 화려함뒤에 숨겨진 저주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주로 이 부분에서 등장하는 통신3사나 애플과 삼성의 암적인 서비스 이야기들은 당해본 분들이 아니면 정말 모를 정도인 듯 합니다. 하지만 이 부분도 어떻게 보자면 오십보 백보 수준인 듯 합니다. 서비스정책에 대해선 어느 한 쪽이 편하게 느껴지면 그 쪽으로 가는게 맞는거니까요.

4.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사용자편의성의 극대화'란 가치에 대한 토론은 그다지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나와있는 스펙으로 내께 좋네 니께 나쁘네 하는 소린 하기 쉽지만 정말 사용자위주의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는가, 그리고 신버전이 나올수록 더욱 나은 편의성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점에 대한 고민은 정말 간혹가다 한 번씩 보일 정도였습니다. 

5. 아마 이에 유사한 논의는 아마 신발시장에서 가장 활발하지 싶습니다. 말하자면 내 발에 맞는 신발. 내 손에 쏙 들어가는 폰. 신고 달릴때 편한 신발. 내가 쓰기 편한 폰. 이런 식으로 말이죠. 나이키가 좋네 프로스펙스가 좋네 리복이 좋네 아디다스가 짱이네 하던 중고딩때의 열띤 열변을 기억하시나요? 하자면 결과적으로 입만 아팠다는 기억이 납니다. 그냥 내 발에 맞는거 신고 잘 뛰면 그만이지. 폰도 그렇게 생각해야 하는게 아닐까요.  

5. 정리하자면 사람들이 수없이 늘어놓는 이야기들은 뒤로 제쳐놓고 친구들이 쓰는 폰을 직접 만져보며 비교해보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가장 직관적으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맘에 드는 폰은 어떤 것인가를 스스로 생각해보고 나서 하드웨어의 장단점을 따져보고, 내가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지원되고 있는가도 따져보고, 마지막으로 내 생활수준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가 따져보는게 바른 수순이지 않을까 합니다.


한 줄 정리: 다른 사람 말에 휘둘리지 말고 직접 만져보고 선택하자.


왠지 정리하고 나니 '에이 겨우 이 소리 하자고 길게 쓴거야? 너님 나 낚는거심?' 이러시는 분들도 있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주변 사람들 말에 혹해서 샀다가 불편해서 못쓰겠다, 이건 어찌 쓰는거냐 하면서 패닉에 빠지신 분들도 봤고, 스마트폰을 그냥 2G폰처럼 쓰시는 분들도 봤습니다. 80여만원짜리 고가 기계를 그 가치에 맞게 체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많은 분들이 통신3사와 체결하시는 스마트폰2년노예계약기간동안 폰때문에 생긴 일로 분노하지 않고 잘 써나갈 수 있는지는 해당 스마트폰을 직접 만져보고 결정해야 하는게 아닐까요. 단순히 한 몇 번 만져보고 선택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실제 가시거리에 있는 분들이 해당 폰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잘 사용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라는 말입니다. 만일 어떤분이 '에이! 이거 영 안좋아!'하면 그 이유를 찾아보기도 하고, 타기종으로 갈아타는 경우 왜 갈아탔는지도 확인해보다보면, 인터넷상에서 누군지도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말을 듣고 혹하다가 내게 맞는 폰을 못사고 목놓아 우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덧: 그리고 이렇게 사용하면 정말 이 스마트폰은 괜찮게 사용할 수 있다 같은 생산적인 팁을 공유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 관련 논쟁이 애플과 삼성을 계속해서 경쟁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사실 소모적논쟁이 훨씬 많은게 현실이지 않을까나요.
Posted by Cyberc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