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13. 4. 1. 01:32

 

 

 

새로운 것을 접하지 않으면 사람은 과거 기억과 지적 상상력이 결합된 추억이란 미로에 빠지게 되기 마련이다.
이 미로는 무엇인가. 과거의 재발견이다. 머리 속에, 가슴 속에 켜켜이 포개어 놓은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세계다.
사람의 희로애락이 한 군데 완전히 녹아들어 고통이 기쁨이 되고 행복이 슬픔이 되는 세상이다.

 

 

아무런 스스럼 없이 그 꺾인 골목을 들어가보자. 마치 오래 전 사진을 오랜만에 보는 것 마냥 순간 순간이 즐겁고 행복하다.
하지만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 수록 그 속에 숨겨져있던 가시덩쿨에 긁히고 돌부리에 채여 넘어진다.
이내 왜 여기에 발을 들여놨나 후회를 하게 된다. 씁쓸한 인생의 고뇌로 머릿속과 가슴은 엉망진창이 되어버린다.

 

 

그렇게 하루를, 이틀을, 아니 몇날 며칠을 추억으로 다시 쌓아가다보면 그 사람의 인생은 과거의 재활용품으로 가득 채워지게 된다. 삶이 허무하게 느껴진다. 공허한 마음에 고통스러워하며 하루를 그저 견뎌나간다. 스스로를 감옥에 가둬놓고 실험용 쥐 마냥 다루게 된다.

 

 

인간이 스스로를 동물적 존재로 타락시키는 방법이 이렇게 쉬울 줄이야. 아마 악마도 인간의 이 영악함에 감탄했으리라.
 

 

인간의 몸이 외부로부터의 공급을 필요로 하듯, 영혼과 마음 또한 그러하다. 일상적인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찾아 나아가라. 인생에는 문을 지키는 간수도, 문을 굳건히 잠그고 있는 자물쇠도 없다. 한 곳에 머무르기를 거부하라.
바깥의 익숙치 않은 공기를 들이쐬며 지금과는 다른 인생의 구상을 시작하라. 모든 일에 물음표를 달고 새롭게 바라보라.
그 결과는 어떠할 지 아무도 모른다. 살아온 일생에 대한 마지막 평가는 인간에게 달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더더욱 인생은 살아갈 만한 것이 아니겠는가.
Posted by Cyberc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