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11. 6. 29. 21:36

 최근에 포털사이트들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와 다양한 메일-블로그통합서비스같은 것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그 가운데 경쟁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런칭하고 한 곳에서 메일, 블로그, 사진업로드, 뉴스그룹 등의 서비스를 해결할 수 있도록 통합환경을 조성하는 분위기죠. 게다가 클라우드 서비스는 어디서든 웹에 접속할 수 있는 네트워크 환경만 전제된다면 어디서든 웹에서 자신의 파일을 다운해서 사용하거나 여러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컴퓨팅환경을 조성해준다고 하네요. 과연 그렇다면 다음의 클라우딩 서비스는 어떨까, 이번에 티스토리 메일주소 포워딩 서비스를 신청하면서 겸사겸사 리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tistory.com서비스 신청

 우선은 @tistory.com으로 제 다음 이메일을 통합했습니다. 다음이 hanmail이란 이름으로 이메일 서비스를 시작했을때부터 사용해왔던 ID인지라 현재 @daum.net으로 바꾸자는 이벤트에 그다지 마음이 가지 않았습니다만,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tistory블로그의 이름과 이메일을 똑같이 가질 수 있을거란 생각에 망설임없이 신청하게 되었지요. (※티스토리에 가입하신 분들께만 제공되는 서비스입니다.)

 아직 신청한 분들이 많지 않아서인지 cybercat이란 ID생성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10년이 지나서야 이렇게 제 닉네임과 일치하는 ID를 소유할 수 있게 되어서 감격적인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오랜 기간동안 사용해왔던 hanmail.net의 ID와 통합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강점이었습니다. 한메일로 제게 연락하시던 분들께 새 주소를 알려드려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었습니다. 옛 주소로 오는 메일도 tistory.com의 메일계정에서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었거든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메일주소 포워딩서비스기 때문에 본질적으로는 한메일을 사용하고 겉으로는 티스토리메일을 사용하는 모양이 된 것입니다. 이런 서비스에는 나름대로 큰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개해드리면서 말씀드린 것이긴 하지만 "티스토리 블로그이름과 동일한 티스토리 이메일주소"를 가지게 되어 홍보라든가 연락시 많은 분들이 손쉽게 기억하실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요.

 2. Daum Cloud서비스

  사실 다음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런칭했을때부터 사용해오고 있긴 했습니다만 이번 기회를 통해서 중요한 document들을 클라우드에 동기화시키면서 사용해봤습니다. 동기화를 위해선 다음클라우드를 PC에 설치해야하는데 설치후엔 단순히 '다음클라우드 폴더'가 생성되더군요. 이 폴더에다 클라우드서버에 동기화할 파일을 옮겨놓으면 되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동기화 속도가 느렸습니다. 다음에서 메일로 1GB정도의 파일을 업로드하는 속도보다 1.5~2배는 느리다는 체감속도랄까요. 주로 PPT파일과 DOC파일, 그리고 사진파일들을 이동하면서 사용하기 때문에 용량이 적은 오피스파일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사진파일들을 클라우드서비스로 사용하기에는 시간적 부담이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하나, 동영상파일은 저작권법상 문제로 업로드는 되지만 공유는 안됩니다. 잘못알고 있었던 부분이었네요. 개인적으로 업로드하고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만큼은 상관없으니까요. 

 다음클라우드 서비스는 다른 사용자들과 함께 파일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간략히 공유폴더 하나만 만들어놓고 권한 설정만 해두면 언제든지 파일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3. 이메일 통합환경

 지금은 nate.com과 gmail.com계정을 tistory.com계정에서 한 번에 모아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따로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서 관리하는게 일이었는데 이렇게 한 사이트에서 관리하다보니 손쉽게 메일 정리가 됩니다. 다음사이트를 훨씬 많이 사용하시는 분들이라면 다음메일/티스토리메일에서 한 번에 다른 메일계정들을 등록해서 관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벤트덕에 사용해보긴 했지만 정말 원하던 이메일주소를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정말 좋았습니다. 아마 앞으로는 새로 생긴 주소로 많은 분들께 소개해드리면서 아울러 티스토리 블로그도 소개하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겠네요.


Posted by Cybercat
Books2011. 6. 28. 08:28

 아침에 Yes24에서 Neuromancer를 주문했습니다. 영문텍스트는 어렵지 않게 구했지만 서점에 갈때마다 사야지 사야지 하면서도 항상 잊고 오는지라 기억이 난 김에 인터넷서점을 통해서 구했지요. 어렸을때 이미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서 8bit 컴퓨터시절때 게임으로도 나왔던 뉴로맨서. 많은 분들이 뉴로맨서를 뉴-로맨서로 읽어서 로맨스 소설인줄 알고 집어들었다 낭패를 보신듯 한데, 다행히도 저는 그 전에 게임으로 접해서 스무살 되기도 전에 사이버펑크의 세계를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공각기동대, 블레이드 런너, 매트릭스같은 작품들이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게 이해되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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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어렸을 때 처음 접했던 건 게임잡지에서 소개된 뉴로맨서의 스토리였습니다. 당시의 게임잡지들은 독자적인 컨텐츠개발로 발간된다기보다 주로 일본과 미국의 게임잡지들을 번역해서 다시 게재하는 식으로 만들어졌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딴에는 게임을 카피해주는 게임샵에 가서 카타로그를 살펴보고 이 게임이 들어오면 꼭 하리라 했었던 게임중 하나였는데 유독 제가 살던 동네에만 들어오지 않아서 안타까워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게임을 입수하지 못했기에 보상심리로 공략집을 거의 외우다시피 하기도 했었던 뉴로맨서. 오늘 오후면 택배로 도착하겠네요. 

 당시에는 21세기가 되면 뉴로맨서같은 세상이 펼쳐질지도 모른다고 했었죠. 장기를 팔아 돈을 마련하고 그 대신에 진짜 장기에 가까운 기계로 대체하면서 사람은 더욱 강해지고 빨라지는 반면 컴퓨터와 사람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더욱 혼잡스러운 세상이 올거라는 이야기가 상당히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과연 그런 세상이 다가오고 있는가에 대해선 저도 이렇다할 주장을 펼치지는 못하겠지만,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기계부품이 아닌 진짜 재생된 신체로 대체하는 방향으로 기술과 과학이 발전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해보네요. 



-뉴로맨서 게임 플레이화면, 설명하는 분들이 참 재미있습니다.-

 어쨌거나, 실제 스토리는 웬만큼 읽어보긴 했지만 우리 말로 잘 번역된 것으로 읽어보고 더 깊이 생각해봐야지 하고 있습니다.
 

아, 참고로 뉴로맨서는 2012년 1/4분기 개봉을 목표로 현재 빈센조 나탈리(영화 「큐브」의 감독)가 영화제작중에 있다고 합니다. 이제서야 뉴로맨서를 영화화할 수 있는 충분한 기술력이 생겼다고 해야할까요!
관련내용은 → http://www.slashfilm.com/neuromancer-preproduction/
http://www.planetdamage.com/2011/05/19/neuromancer-finally-in-pre-production-read-more-about-previous-producer-hell/
Posted by Cybercat
Movie2011. 6. 28. 06:56

 오랜만에 늦은 밤까지 영화를 봤다. 국내개봉명은 "컨트롤러", 원제는 The Adjustment Bureau(조정국)이란 영화다. 맷 데이먼과 에밀리 브런트라는 유명배우들이 주연을 한 영화인지라 꽤 괜찮을거란 생각을 하면서 봤었고, 또 보면서 정말 깊이있게 몰입하면서 볼 수 있었다. 


"Fight for your fate"란 주제로 전개되는 The Adjustment Bureau의 한국판 포스터

국내에서는 그다지 인기를 못끌었다는 얘기가 있는데 아마 개봉명이 "컨트롤러"라서 그런게 아닐까. 컨트롤러. 한국인들에게는 리모트컨트롤러, RC컨트롤러 같은 걸 연상시키는 단어다. 그리고 그 위에 맷 데이먼의 차기작은 그래도 첩보물이길 바랬던 국내팬들의 바램이 겹쳤던게 아닐까. 설상가상으로 포스터는 맷 데이먼의 전작 본 시리즈같은 느낌이다. 아무래도 요즘 해외개봉작들의 국내개봉명 트렌드처럼 한국어 읽기발음으로 그대로 쓰기엔 애매한 "어드저스먼트 뷰로우"보다는 차라리 "맷 데이먼의 도어스(Doors)"정도였어도 사람들에게 꽤 어필했을것만 같다. 컨트롤러란 제목은 그나마 원제목에 가장 가까운 단어를 선택했다는 느낌은 들지만...어쨌거나 무지막지한 스포일러는 되지 않도록 간략히 감상평을 써보려고 한다.

 The Adjustment Bureau란 제목에서 볼 수 있듯, 주인공들의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조정국 사람들로 인해 일어나는 이야기다. "국가나 집단이 개인의 삶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주인공"이란 주제는 미국영화의 단골메뉴. 개인이 규모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집단을 상대하는 대결구도는 유럽인들의 뼈속까지 깊이 각인된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와도 같은 영웅서사의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으리라. 그 가운데 통쾌하게 펼쳐지는 액션은 보는 것만으로도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조금 다르다. 이제까지의 맷 데이먼의 유명한 첩보영화들처럼 결코 자극적이지 않다. 그 흔했던 주먹질도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부룩클린이 배경이면서도 총질은 아예 없다. 게다가 주인공인 인기정치인 데이비드 노리스와 발레무용수인 엘리스가 펼치는 스토리는 전체적으로는 사랑이야기다. 그런데도 액션영화를 본 것 마냥 뛰는 가슴과 마음속 깊이 진하게 전해져 오는 카타르시스, 그리고 감동적인 메시지는 영화를 보고나서도 한참동안 뇌리에 남게 될 것이다. 

 사실 자칫 잘못 편집하거나 배우들 연기가 그저 그랬으면 정말 '아 뭐야!'하는 수준의 영화가 될 뻔 했던 스토리를 너무나도 잘 구성해냈다. 대체적으로 90분이란 짧은 시간에 이런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해내기 위해서는 배우들뿐만이 아니라 감독과 스탭진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공력이 필요했을게다. 그게 완벽히 조화되었을때에만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가 온전히 전달되리라. 이 영화는 그 기본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생각을 해본다. 




 감상팁: 일단 이 영화가 첩보물이 아니란 것만 알고 봐도 사람들이 보는 내내 엉뚱한 기대감을 가지고 보진 않을게다. 아마 그랬다면 '아, 이 영화 뭐야'라면서 나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으리라. 엉뚱한 기대감때문에 좌절감과 쓴 맛을 봤던 영화로는 안젤리나 졸리와 조니 뎁의 '투어리스트'란 영화가 있다. 첩보물인듯 하면서 멜로물인듯 하면서 베니스관광홍보물인듯 하면서 하는 스토리 전개도 그저 그랬었지만 '이건 액션물이 아니에요'라고만 한 마디 들었었어도 다른 착각은 안하면서 두 배우와 영화 자체가 던져주는 아름다운 화면에 푹 빠져서 봤을것이다.

 반면 오늘 소개한 이 영화는 과감히 격한 액션장면을 뺌으로써 자연스레 스토리 전체가 전달해주고자 하는 내용에 집중하게 해준다. 영화 장면 전체를 가득 메우는 뉴욕만의 기하학적인 풍경, 에밀리 브런트의 아름다운 무용도 정말 볼만하다. 그리고 노리스와 엘리스의 사랑과 투쟁이 전해주는 인생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virtue)을 알기까지 자연스레 영화에 감정이입을 해보기 바란다. 결코 이 영화를 제대로 보는데 실패하지 않을게다. 개인적으로 별 네 개 달아준다. ★★★★

다음 영화 링크: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53971&t__nil_upper_mini=title
Posted by Cybercat
Thoughts2011. 6. 23. 16:24

 연일 포털사이트, 트위터에선 스마트폰 이야기가 끊이질 않습니다. 게다가 최근 아이폰5출시 시기와 디자인이 이슈가 되어 더욱 그 분위기는 확산되는 추세인 듯 합니다. 저도 이 글을 쓰기 전까지 트위터의 몇몇 파워유저분들과 함께 스마트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하다 왔는데요 정말 카라 이야기보다 더 열띤 느낌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지난번에 사용했던 아레나폰이 고장난 관계로 2G폰을 사용중입니다. 그리고 아이팟 3세대를 아울러 가지고 다니고 있지요. 그래서 굳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생각을 안하고 있었습니다만 모든 기능을 한데 모은 컨버전스기기의 매력에 끌렸다고 해야할까요. 카메라부터 음악과 영상재생, 녹음기, 인터넷, 게임, 스케쥴러, 그리고 본질적 기능인 전화기로써의 역할까지 어디 하나 빠지지 않을 만큼 완벽하게 손 안의 작은 기기에 모아놓은 스마트폰이란 세계에 자연스레 이끌려 들어가고 있었나봅니다. 게다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그 용도를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정말 매력적인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이 스마트폰 덕분에 커뮤니케이션의 패러다임이 바뀌어간다는 말도 들은 적이 있으니 정말 대단하지요.

 스마트폰을 고를 의향으로 꾸준히 트위터와 웹문서들을 지켜보면서 의아했던 점은 '자기가 좋아하는 기기 사서 잘 쓰면 되는거지 왜 저렇게 연신 서로들 비판하고 있을까'하는 점이었습니다. 과연 그 논란 가운데서 열변을 토하시는 분들은 애플의 아이폰유저나 안드로이드폰유저나 공히 파워유저들이었습니다. 분위기가 이러하니 어느쪽 말을 듣고 어떤 폰을 사는게 좋을까 전보다 더욱 갈등되는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트위터상에서 폰 얘기를 하면 항상 좋은 정보를 주시는 분들과 함께 이틀간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다만 제가 이미 아이팟 유저이고 저보다 나이드신 분들을 제외하고는 주변에는 모두 아이폰유저인지라 아이폰에 관련한 내용은 많이 알고 있으므로 되도록이면 안드로이드폰을 쓰시는 분들 중 폭넓게 스마트폰 세계를 관조하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했습니다. 다행이 대놓고 그냥 까, 빠로 비방만 하시는 분들이 아니라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할 줄 아시는 분들이라 정말 기분좋게 깊이있는 대화가 오고갔습니다. 그리고 대강 제 생각도 정리가 되었습니다. 그걸 간단히 여기에서 소개해 드려보고 싶습니다.


 1. 우선 스마트폰을 둘러싼 대략적인 논란의 구조는 국내에서 엄연히 스마트폰 판매에 있어 양대산맥을 이루는 애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파워유저들의 논쟁은 단순히 '이게 더 좋아'라고 박박 우기는 유치한 수준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하드웨어의 장단점과 다양한 소프트웨어의 확보 수준 및 그에 대한 전망, 기기 A/S, 후속기기 출시에 따른 기존기기 지원대책, 사용자편의성을 극대화한 UI에 관련한 토론 등등 정말 광범위한 범위에서 '가장 소비자를 위한 스마트폰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고민까지 다다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 이야기를 해나가면서 애플과 삼성 두 기업의 비윤리적 기업행태에 대한 적나라한 고발과 한국 소프트웨어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법 관련 문제, 통신사들의 이윤 폭리 문제까지 정말 스마트폰 하나가지고도 이런 다양한 이야기가 가능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소위 ~까와 ~빠가 생기는 건 소비자를 배려하지 않는 비윤리적인 기업의 행태가 시작점인 경우가 많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걸 제지하지 못하는 구멍 숭숭 뚫린 법규정과 사법권의 법집행의지 박약도 문제가 되겠지요.

 2. 그런데 이틀간의 트위터상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된 것은 이런 열띤 공방 가운데서도 해당 기기를 산 사람은 그 기기를 자기의 목적에 맞게 알아서 잘 쓰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문에 야기되는 생활의 불편함같은건 기기고장과 비합리적으로 느껴지는 A/S, 통신사의 엉터리 서비스같은 것을 제외하고는 무슨 스마트폰을 사든 간에 잘 쓰고 있었습니다. (함께 대화에 참여하던 캐나다의 모 군은 며칠전 폰이 사망했다는 슬픈 소식이지만...어서 맘에 드는 폰 사게 되기를!)

3. 요컨대 온라인에서는 자기가 산 폰 잘 쓰고 있으면서 굳이 할 필요도 없는 도토리키재기같은 식의 공방이 오고가고 있었습니다. 나 이거 쓰고 있으니 내꺼가 최고라는 식의 이야기들은 왠지 어릴때도 많이 해봤던 듯 하군요. 내가 산 건담이 니가산 건담보다 더 쎄다 이런식. 다만 1에서 이야기한 기업고발같은 경우는 정말 심각하더군요. 핸드폰 사기가 두려워질 정도로 정말 스마트폰의 화려함뒤에 숨겨진 저주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주로 이 부분에서 등장하는 통신3사나 애플과 삼성의 암적인 서비스 이야기들은 당해본 분들이 아니면 정말 모를 정도인 듯 합니다. 하지만 이 부분도 어떻게 보자면 오십보 백보 수준인 듯 합니다. 서비스정책에 대해선 어느 한 쪽이 편하게 느껴지면 그 쪽으로 가는게 맞는거니까요.

4.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사용자편의성의 극대화'란 가치에 대한 토론은 그다지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나와있는 스펙으로 내께 좋네 니께 나쁘네 하는 소린 하기 쉽지만 정말 사용자위주의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는가, 그리고 신버전이 나올수록 더욱 나은 편의성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점에 대한 고민은 정말 간혹가다 한 번씩 보일 정도였습니다. 

5. 아마 이에 유사한 논의는 아마 신발시장에서 가장 활발하지 싶습니다. 말하자면 내 발에 맞는 신발. 내 손에 쏙 들어가는 폰. 신고 달릴때 편한 신발. 내가 쓰기 편한 폰. 이런 식으로 말이죠. 나이키가 좋네 프로스펙스가 좋네 리복이 좋네 아디다스가 짱이네 하던 중고딩때의 열띤 열변을 기억하시나요? 하자면 결과적으로 입만 아팠다는 기억이 납니다. 그냥 내 발에 맞는거 신고 잘 뛰면 그만이지. 폰도 그렇게 생각해야 하는게 아닐까요.  

5. 정리하자면 사람들이 수없이 늘어놓는 이야기들은 뒤로 제쳐놓고 친구들이 쓰는 폰을 직접 만져보며 비교해보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가장 직관적으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맘에 드는 폰은 어떤 것인가를 스스로 생각해보고 나서 하드웨어의 장단점을 따져보고, 내가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지원되고 있는가도 따져보고, 마지막으로 내 생활수준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가 따져보는게 바른 수순이지 않을까 합니다.


한 줄 정리: 다른 사람 말에 휘둘리지 말고 직접 만져보고 선택하자.


왠지 정리하고 나니 '에이 겨우 이 소리 하자고 길게 쓴거야? 너님 나 낚는거심?' 이러시는 분들도 있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주변 사람들 말에 혹해서 샀다가 불편해서 못쓰겠다, 이건 어찌 쓰는거냐 하면서 패닉에 빠지신 분들도 봤고, 스마트폰을 그냥 2G폰처럼 쓰시는 분들도 봤습니다. 80여만원짜리 고가 기계를 그 가치에 맞게 체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많은 분들이 통신3사와 체결하시는 스마트폰2년노예계약기간동안 폰때문에 생긴 일로 분노하지 않고 잘 써나갈 수 있는지는 해당 스마트폰을 직접 만져보고 결정해야 하는게 아닐까요. 단순히 한 몇 번 만져보고 선택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실제 가시거리에 있는 분들이 해당 폰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잘 사용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라는 말입니다. 만일 어떤분이 '에이! 이거 영 안좋아!'하면 그 이유를 찾아보기도 하고, 타기종으로 갈아타는 경우 왜 갈아탔는지도 확인해보다보면, 인터넷상에서 누군지도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말을 듣고 혹하다가 내게 맞는 폰을 못사고 목놓아 우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덧: 그리고 이렇게 사용하면 정말 이 스마트폰은 괜찮게 사용할 수 있다 같은 생산적인 팁을 공유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 관련 논쟁이 애플과 삼성을 계속해서 경쟁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사실 소모적논쟁이 훨씬 많은게 현실이지 않을까나요.
Posted by Cyberc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