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sonal Log2013. 10. 6. 00:18




최근에는 배부를때만 보는 Dayum Drops의 음식 리뷰
정말 이 사람이 리뷰하는거 보면 배가 한참 부르다가도 갑자기 꼬르륵 소리가 날 정도다.


그 가운데 "Five Guys Burgers and Fries Review"란 영상이 있는데

말 그대로 그 햄버거집에 가서 햄버거와 후렌치후라이를 사와서 시식해보고 평가한 것을 올린 것이다.

그런데 이 영상이 대박을 치면서 오토튠으로 노래를 만든게 아이튠스에서 팔리고 있을 정도.

그도 그럴게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 


일단 한 번 보면 사람들이 이걸 왜 10시간 버전으로 만들어서 올리기까지 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10시간 Oh My Dayum 유튜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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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ybercat
Personal Log2013. 9. 17. 23:10

 살다보면 참 별의 별 사람들을 만나게 되게 마련이다. 대체로 그저 웃고 지나갈만한 정도인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의외로 사람의 오만 신경을 다 긁어놓으며 그걸 즐기는 인간들도 많다. 그래서 좋을게 뭐겠느냐만, 그런 사람들은 자신들이 뭘 잘못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많이 세상을 살아본 것도 아니지만 경험상 이런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피하면 소위 '더러운 꼴'은 당하지 않을 수도 있긴 하다. 그게 어떤 곳인지 확실하게 말하긴 힘들지만, 대체로 '취미', '종교'같이 어떤 것을 매개로 온갖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인 경우가 많았다.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모이면 크게 성가신 일은 없겠지만, 의외로 그렇게 모이더라도 정말 같잖은 경우를 자주 보는 곳은 정해져 있는게 아닌가 한다. 


 경험상 가장 대표적인 곳은 팬덤이었던 것 같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팬덤이란 곳은 처음에는 적당하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광기가 가득한 곳으로 돌변하는 곳이다. 권력이라 할 것도 없지만 뭔가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 권력을 행사하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굴종하는 지저분한 모습들이 참 많았다.


 최근에는 좋아하는 게임을 보려고 트위치란 인터넷동영상채널을 종종 들여다보는데 정말 어느 나라엘 가든 키보드워리어들은 있는 것 같다. 몇몇 채널은 영어를 사용 못하는 사람들이거나 같은 영어권 국가인들이 아니면 일단 무시하고 들어가는 인간들도 꽤 많다. 트위치에는 아시아권 스트리머들도 많은데 이들이 하나같이 겪는 것은 영어권 사람들의 인종차별주의적인 발언이다. 그뿐만 아니라 비아냥과 증오섞인 말들이 난무하는 일들이 많은 이곳에선 "Haters gonna Hate"라는 식의 격언같은 말도 생겨나게 했을 정도다. 


 이처럼 이상한 사람들은 이 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모든 곳이 그렇다고 봐도 무방하다. 내 세대는 미국하면 뭔가 대단히 정의롭고 나쁜 일 없는 좋은 나라처럼 배우고 또 그렇게 생각하면서 미국에서 온 백인이라면 대단한 대우를 해주는 경우가 많다. 나도 한 때는 그런 사람이었지만 2년간 미국인들을 겪어보고 또 인터넷이란 네트워크를 통해 많은 이들과 교류해본 결과, 미국도 별반 다를 것 없었다. 개중에는 한국에서 좋지 못한 것만 배워놓고, 간혹가다 북한을 비판하면서 한국에 대해 잘 아는 척 하는 어줍잖은 수준의 경우도 많다. 


 이런 사람들은 하나같이 교만하고 이기적이었다. 그들에게 이용당하고 나쁜 소리듣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말을 듣노라면 내 혈압이 오늘 지경이다. 사람의 교만, 이기심처럼 사람을 갉아먹고 공동체를 쉽게 파괴하는 것은 없다. 지금 사회는 그런 것들을 더 잘 알고 잘 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고 가르치는 것 같다. 


 이런 이들로부터 피해를 당하지 않는 최고의 방법은, 이런 이들이 송곳니를 드러낼 것 같은 분위기인 곳을 피하는 것이다. 이런 이들을 피하고 선한 이들이 있는 곳에 있는 것 뿐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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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ybercat
Personal Log2013. 9. 2. 23:59



2013년 9월 2일 나이키플러스 러닝 기록

예전 3km구간에서 1km를 더 달렸다. 



 오늘은 처음으로 5km러닝 프로그램에서 1km를 더 달린 날이다. 나이키플러스의 달리기종료 버튼을 눌렀을 때 들렸던 축하메시지가 어찌나 기쁘던지! "Congratulations! It`s the longest running to date!" 


 위의 그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러닝 전후 1km씩 총 2km는 워밍업과 쿨다운 걷기 기록이다. 항상 러닝이 끝날 때 즈음에는 '이 이상은 달리기 힘든가'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오늘은 왠지 1km라도 더 뛰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침 그제부터 이틀간 체력 회복을 위해 러닝을 쉬었던 만큼 메이크업해주기 위해서라는 명분도 있었던 참이었다. 


 3km 러닝구간은 숨이 차서 대화가 힘들 정도로 뛴다. 사실 5min/km(7.45min/mile) 수준은 빠른 러닝이라고 하기엔 조금 부족한 속도이지만 지금 내게는 마치 개가 헐떡거리듯 헉헉거리며 뛰는 속도다. APFT(미군의 Physical Test)의 러닝 테스트 기준인 2mile 러닝을 대략 16분만에 통과하는 수준이다. 


 어쨌거나 3km를 그렇게 뛰고, 속도를 조금 줄여서 1km를 더 달리기 시작했다. 심장박동과 호흡이 조금은 편하게 가라앉으면서 너끈히 1km구간을 완료했다. 이런 상태라면 3km를 한 번 더 달릴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운동할 때 만용을 부리면 안된다는 러닝 선배들의 가이드를 기억하고 오늘은 이 정도로 끝내보기로 했다. 대신에 마지막 100m구간은 스프린트로 마무리했다. 


 정말 기분 좋은 러닝이었다. 앞으로 이렇게만 뛸 수 있으면 더 나은 러닝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Posted by Cybercat
Personal Log2013. 8. 30. 11:20





팔굽혀펴기의 정석


대체로 팔굽혀펴기를 할 때 대부분 깊이 안내려가고 깔짝거리기만 하는데

바른 자세와 운동법은 위와 같다.



유념할 사항:

항상 머리끝부터 발까지 곧게 유지한다.

이 자세가 잘 유지되지 않으면 고개를 들고 하는 방법도 있다. 

가장 깊이 내려갔을 때 팔꿈치와 등이 일직선을 이뤄야 한다.

힘주어 올라갈 때 숨을 내쉰다.




Posted by Cybercat
Personal Log2013. 8. 28. 00:31

1. 최근 My Fitness Pal이란 앱으로 다이어트를 하면서 내가 먹는 양을 조절하고 있다. 하루 하루 먹는 양을 조절하려면 정해진 몸무게 목표치에 맞게 취식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겸사겸사 내가 먹는 것들을 관찰할 좋은 기회를 얻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칼로리 수치만 체크하면서 먹었었는데 칼로리야 조절하면서 먹을 수도 있었지만 의외로 근육을 키우는 단백질류 섭취보다 탄수화물 섭취가 일일 섭취량의 1.5배가 넘고 있었다. 탄수화물이 전부 대사되지 않으면 지방으로 전환되어 내 몸 곳곳에 쌓여 앞으로 소모될 에너지원으로 준비된다.


그런데 그 정도가 지나치면 대체로 복부와 둔부로 쌓이게 마련이다. 내 나이대에는 그 현상이 심한데 삼십대가 넘어가면 일단 일일기초대사량이 현격히 줄어드는게 주원인이다. 몸을 움직이는 것보다 자리에 앉아 일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생기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만큼 근육을 사용할 일이 없는 상황에서 머리는 당을 필요로 하니 먹는 양이 줄어들지는 않고 당 섭취량도 늘어만 간다. 그 결과가 복부와 둔부의 두툼한 지방층이란 소리다. 그리고 내가 먹는 메뉴들을 잘 살펴보면 근육량을 늘려주는 것보다 에너지원인 탄수화물, 당류, 그리고 지방 위주의 식사였다. 


2. 우리 집 식단은 유난히도 야채 위주다. 고기위주인 식단에 비하면 백만배 나은 식단이지만 간혹가다는 좀 유별나게 야채만 올라오는 식단일 정도다. 어렸을 때엔 어머니께서 이리저리 콩단백이라도 잘 챙겨주셨지만, 최근엔 어머니께서 드시고 싶은대로 요리하시는지라 반찬은 김장류를 기초로 한 야채가 많아졌다. 자연스레 소금 섭취량도 늘어났는데 이는 고혈압인 부모님 두 분께 좋을 리 없는 식단이다. 몇 번이고 말씀드렸지만 연세가 드시면서 식성이 바뀌신 탓에 바꾸려 하지 않으시는 것 같다. 


그리고 매 끼니마다 밥은 넉넉하게 나온다. 몸을 만들고 체력을 증강시키기 위해서는 단백질류가 꼭 필요한데 우리 집 식단에서는 이를 보충할 방도가 그리 없다. 하다못해 계란 후라이라도 해먹으면 되긴 하지만 하루에 다섯개를 먹어도 겨우 채워질까 말까한 수준이다. 최근엔 저지방우유, 삶은 계란, 그리고 닭가슴살을 주요 단백질 공급원으로 먹는데 항상 이렇게만 먹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생닭 한마리 가격이 5천원대인 반면 생닭가슴살은 7천원대로 상당히 비싸다. 가격문제에 봉착하게 되면 계속해서 이러한 식이요법을 유지하기 힘든 것이다. 


그래서 대체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단백질 파우더를 이용해서 이를 손쉽게 보충한다고 한다. 단백질원을 섭취하면서 자연스레 따라오는 탄수화물과 지방의 과도한 섭취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다. 계속해서 단백질원을 꾸준히 섭취하는 상황에서는 단백질 파우더가 상당히 도움이 되지 싶은데 아직은 고려중이다. 


어쨌거나 평소 식단에서 단백질 공급원을 꾸준히 찾으려면 상당히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특히나 여름 식단은 더더욱 그러하다. 여름에 자주 찾게 되는 냉면, 비빔면과 같은 면류도 그러하거니와, 우리 집처럼 좀 유별나게 단백질류 섭취를 안하는 집의 식단은 탄수화물 위주일 뿐이다. 그나마 가을이 되면 이래저래 없는 살림에도 맛난 것들을 준비해서 먹을 수 있기에 다행이지만, 여름은 이래저래 고난기간같다. 


3. 잘 생각해보면 먹는다는 것처럼 중요한게 없는 것 같다. 잘 먹어야 평소의 활동을 활기차게 할 수 있고 좋은 결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설령 실패하다손 치더라도 극복할 에너지를 갖고 있기에 금방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한국에선 수년간 SNS에서 하루동안 뭘 먹었는지 올리며 자랑하는 포스팅이 유행중이고, 더러는 식도락여행 카페와 같은 모임도 매우 활성화 되어있다. 먹는게 자랑인 시대다. 그만큼 이 혜택을 받은 세대는 잘 먹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게 눈에 보인다. 아닌 경우도 많지만 길을 지나가다가 보이는 근육질 남자, 맵시있는 여자는 대체로 이 혜택을 받은 30~40대인 경우가 많다. 


그런 반면 이 세대를 낳은 한국전쟁세대로 지칭되는 부모님 세대는 어떠한가. 한국전쟁시기에 태어나신지라 제대로 먹고 크지 못하신 것도 있지만 이후에도 잘 먹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못했기에 갖은 병을 지고 사신다. 그리고 지금도 그다지 다르진 않지만, 힘들게 일한 고생을 잊기 위해 손쉽게 선택한 것이 당시에는 술과 담배 뿐인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서 애를 쓴다면 좀 비싸긴 해도 제대로 먹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게 정말 다행으로 느껴질 정도다.


그리고 잘 먹는 것처럼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도 없는 것 같다. 포식했을 때 느껴지는 행복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사이가 서먹서먹한 사이도 식사 몇 번을 함께하면 웬만해서는 금방 친해진다. 한창 데이트에 열중하는 커플들은 아예 식도락 데이트를 즐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너무 잘먹은 나머지 살이 급격히 쪄서 연애중인 사람들은 보기 좋게 살이 찌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한창때 내 동기녀석들하고는 일주일에 한 번씩 없는 돈 긁어모아서 삼겹살 먹으러 다녔던 적도 있다. 그때가 아마 동기녀석들이 가장 잘 단합되었던 시기가 아니었나 생각될 정도다. 


 그런 면에서 최근에 혼자서 먹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은 우려할 만한 상황이란 생각이 든다. 혼자서 먹는 사람들 대다수가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대체로 제대로 된 영양가 높은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조차도 일이 바쁘거나 공부에 파뭍혀 살던 과거에 고작 먹는다는게 도넛과 커피, 삼각김밥과 소다 캔 하나 정도일 정도였으니. 요즘엔 컵밥이라는게 유행이라고 한다. 덮밥을 컵에 담아주는건데 그나마 그것도 서서 먹어야 한다고 한다. 생각만 해도 기력이 떨어지는 일이다. 급하게 30분 이내에 식사를 해결하고 다시 뭔가에 열중한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이 시대가 만든 슬픈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하는 말이지만,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어떻게든 누군가와 함께 먹기 위해 연락하고 만나는 노력이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잘 못먹더라도 함께 먹는 것이라면 왠지 모르게 즐겁고 힘이 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서먹서먹한 관계도 나아지고, 더러는 마음이 서로 통하는 일도 생길 것이다. 연애의 시작은 좋은 한끼 식사라는 불문율도 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함께 잘 먹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될 일이란 생각이 든다. 


 잘 먹는 사람이 되자. 그리고 혼자서만 잘 먹지 말고 함께 잘 먹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자. 좋은 음식 먹었다고 자랑만 할 게 아니라 서로 권하고 때로는 함께 먹으러 가며 즐거워할 시간을 만들어 가자. 솔로들은 혼자서 밥먹으려 하지 말자. 행복한 삶의 시작은 이런 작은 노력으로부터 시작되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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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ybercat
Personal Log2013. 8. 23. 22:43

개인적으로 좋은 소식이 몇 가지 있어서 적어본다. 참 이런 날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오늘 하루는 기분이 내내 좋았다. 


1. 몸무게와 함께 허리와 엉덩이 사이즈도 줄고 있다. 


 지난 3~4개월 간 폭염기간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러닝을 해왔다. 3개월을 기록한 순간의 몸무게는 그다지 변화가 없었는데 근육운동과 식이요법을 시작한 최근 몇 주간 눈에 띄게 몸무게가 줄고 있다. 그런데 몸무게만 줄어드는게 아니라 전세계 삼십대의 상징과도 같은 복부/둔부비만으로부터 벗어나고 있었다. 


 My Fitness Pal을 통해 지난 10일간 기록한 내용을 토대로 하면 다음과 같다. 

 

 

8월 13일 

8월 23일 

 몸무게

85kg

82kg 

 목둘레

38cm 

38cm 

허리둘레 

93cm 

92cm 

엉덩이둘레 

100cm 

98cm 


 크게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매일 아침 공복기에 측정한 수치가 이 방향으로 계속 줄어든다면 최소한 복부비만으로 인한 질병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리고 앉았을 때 허리띠 위로 걸쳐지는 불룩한 배 때문에, 식사만 하면 너무 배가 나와서 힘든 것도 이제는 안녕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쉬운 건 단백질 섭취가 항상 부족해서 근육도 조금씩 빠지는 것. 특히 가슴근육이 예전같지 않다. 체력증강도 그렇지만 다이어트도 겸하고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덜 먹는게 문제이지 싶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마트에서 하림닭가슴살 400g 한 팩, 누리웰 흰계란15개, 매일저지방우유 1.8L를 사뒀다. 잘 먹기 힘든 상황인 만큼 조금 더 애를 써봐야겠다. 


오늘은 쉬는 날로 정했다. 예전에 매일같이 운동하다 몸 어딘가에 무리가 가서 오래 쉬었던 기억때문에 사흘에 한 번은 쉬기로 했다. 마침 새벽내내 내린 비 덕분에 온종일 가을 날씨였다. 마트 가는 길에 맥도날드에 들러서 상하이스파이스 치킨버거 세트를 사먹었다. 포함된 지방의 양이 생각보다 많긴 했지만 오늘같은 날에는 일부러 먹어두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마침 새벽 내내 내린 비 덕분에 서울은 온종일 선선한 가을 분위기였다. 기분 좋게 보낸 만큼 소모한 체력의 회복도 빠르리라 기대한다.   


 삼십대 이후로는 계속해서 몸과 마음은 약해진다. 몸의 한계 때문에 마음 먹은대로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아 화가 나고 힘든 경우가 더 많아진다. 그래서 시간이 있을 때 꾸준히 운동도 하고 자기계발에 힘쓰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평소에도 꾸준하게 단련해두지 않으면 고생길을 예약해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루에 한 시간만이라도 심하지 않은 근육운동과 걷기/뛰기운동으로 건강을 챙겨두는게 중요하다. 24시간 중 수면 7시간, 식사시간 총 3시간, 일하는 시간 9시간을 제하면 5시간 정도 남는데 그 중 1시간이다. 


 어쩄거나 여러모로 운동을 포함한 자기계발은 중요하다. 왠지 요 며칠간은 몇 시간 하지도 않는 운동과 식이요법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지만. 좋아진 몸으로 더욱 탄력을 받아 추진하는 일에 더 힘을 써야지.



2. Humble Bundle선물을 받다. 


 


https://www.humblebundle.com/



 시간 날 때 마다, 쉬는 시간 마다 보는 Twitch 게임채널 가운데 LondonGaming4fun이라는 영국의 게이머가 있다. 최근에는 Splinter Cell Blacklist라는 게임이 유행인데 캠페인 모드를 플레이하는 방송을 찾다가 우연히 들어갔었다. 한참을 보다보니 채팅창에 뭔가 추첨(raffle)을 한다면서 humble이라고 써넣으라고 한다. 뭐 당첨되어도 그만 안되어도 그만인지라 별 생각없이 써넣었는데 이게 웬일인가! 화면에 내 프로필 사진이 뜨면서 축하한다고 트위치 메시지로 험블 번들 키를 보내준다고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깜짝 놀라서 어찌해야 할 지 모르고 있었는데 곧 채널담당자(Moderator)가 오리진 셋 아니면 스팀 셋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다. 동생 덕에 스팀을 깔아뒀던 터라 스팀 셋으로 부탁했더니 얼마 후에 5개 게임의 키가 메시지로 왔다.


 대체로 최근의 게임 보다는 과거에 꽤나 인기가 있었던 게임 모음이었다. 얼떨결에 받은 것인지라 이게 무슨 이벤트인지 확인차 험블 번들에 대해 알아봤다. 


 험블 번들이란: 게임업체인 오리진에서 주최하는 번들패키지 상품이다. 총 10가지 오리진 제품 게임을 구매자가 가격을 정하고 그 가격 내에서 미국적십자, 샌프란시스코 에이즈협회 등의 단체에 기부를 할 수 있다. 8월 23일 오후10시25분 현재 평균 구매가가 $4.85인데 자그마치 1,766,646개의 번들이 총 $8,561,069.20어치에 판매되었다. 기부를 목적으로 한 판매인 만큼 최고가 구매를 한 Top10의 명단이 https://www.humblebundle.com/사이트에 공개되고 있는데 자그마치 $5,000에 험블 번들을 구매한 사람도 있을 정도다. 이 정도가 되면 진정한 험블 피플에 험블 번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잘 생각해보니 미국의 기부 문화의 혜택을 영국인 게이머로부터 받은 것이다. 한국은 수십년간 정치와 부패 문제로 기부 문화가 심하게 억제된 사회인지라 한국인으로서 이런 기부문화를 보면 정말 신기하다. 하다못해 누굴 걱정해서 돈 만원만 내어줘도 무슨 목적으로 주는거냐고 의심하고 더러는 감옥에 가는 한국의 사회... 부의 편중 문제를 세금으로만 해결하려는 것보다 적극적인 기부 문화 형성을 통해 인권, 의료, 어린이, 저소득층 등을 위한 비영리단체가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텐데...언제나 그렇듯 돈이 모이는 쪽에는 부패한 인간들이 모이는 게 문제인 것 같다. 


 어쨌거나, 나는 기분좋게 내가 좋아하는 게임들을 다운받고 놀 수 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다!



3. 날씨가 너무 좋다. 


폭염에서 벗어났다! 이젠 완연한 가을 날씨다! 이것 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소식 아닌가. 




Posted by Cybercat
Personal Log2013. 8. 17. 02:51

 



곧 있으면 이런 풍경이 익숙해지는 날이 오겠지...



 날씨가 이틀 새에 많이 선선해졌다. 소나기가 내리고 나서부터는 더욱 그렇다. 다소 습한 건 여전하지만 거의 80%이상이었던 지난 주에 비하면 이번 주는 70% 위아래로 오가고 있다. 밤 기온도 이 동네는 23도까지 떨어지니 밤에는 잠이 잘 온다. 습하고 더웠던 지난 2주간의 보상일까. 새벽에는 가을 분위기까지 나고 있다. 


 더위를 피해서 최근에는 저녁에 운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근육운동과 식이조절까지 시작했다. 날이 갈 수록 계속 복부지방이 눈에 보일 정도로 늘어나는 까닭에 시간이 있을 때 해놔야지 안그러면 다시 체력부족때문에 뭐 하다 지쳐서 그만두고 다시 시작하고 그만두고를 반복하지 싶다. 20대에는 그다지 운동할 생각도 안했는데 대학졸업 즈음엔 시장 잔뜩 봐오는 날이면 온 몸이 쑤실 지경까지 이를 정도였으니... 그런 체력으로 대학 공부가 잘 됐을리 만무다. 4학년에는 억지로 몸을 끌고 출석할 정도였으니까. 왜 아무도 나보고 잘 먹고 운동하라고 했던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는지...이래서 주변에 좋은 멘토가 필요하다는거다. 


 생각같아서는 날씨에 관계없이 꾸준히 운동을 해나가고 싶다. 달리는 것 외에도 이제는 집에서 나름대로 근육운동을 할 프로그램도 짜놓았다. 이런 저런 기회로 알게 된 미국친구가 운동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인데 맨날 빌빌거리는 나한테 왜 집에서 운동 안하냐고 하는 말에 자극을 받았다. 그래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이 친구에게 조언을 받아서 상체-복근-하체 운동의 순서로 돌아가며 하고 있다. 아직은 초반이라 반복횟수는 적다. 



 상체: 팔굽혀펴기 15회*3세트, 바이셉컬링 15회*3세트, 트라이셉푸쉬 15회*3세트, 손모아팔굽혀펴기 15회*3세트

 복근, 등배근: 윗몸일으키기 20회*3세트, 복근클러치 20회*3세트, 레그리프트 20회*3세트, 데드리프트 20회*3세트

 하체: 스쿼트 20회*3세트, 런지20회*3세트

 온몸운동: 버피(Burpee) 10회*3세트 









운동하는데 톡톡히 도움이 되는 My Fitness Pal 애플리케이션 화면.

맨 위가 메인화면으로 오늘의 칼로리섭취목표와 섭취한 영양성분을 다이어그램으로 표시해준다. 

두 번째 사진은 먹은 음식을 기록하는 부분. 바코드시스템을 이용해 섭취한 영양소의 양도 기록 가능하다.

세 번째 사진은 운동기록부. Cardiovascular는 심폐기능과 연관된 운동, 즉 유산소운동이 여기에 해당된다.

아래의 Strength가 근육운동부분. 무산소운동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리고 이 친구에게 추천받은 iPad앱인 My Fitness Pal로 먹는 것도 체크하고 있다. 운동 기껏 해놨는데 효과가 없으면 정말 기운 떨어지고 운동을 포기하게까지 되는데 이 앱으로 기록하면서 섭식체크도 하고 운동량도 기록해놓는다. 만들어진 제품을 먹을 때 바코드만 스캔하면 자동으로 데이터베이스에서 읽어서 칼로리를 기록해주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일일이 수작업으로 기록할 필요가 없어진다. 다만 집밥을 먹을 때는 조금 기록하기가 곤란하다. 애초에 칼로리 계산이 잘 안되니 이럴땐 그냥 수작업으로 어림짐작해서 칼로리만 기록해 넣는다. 


 오늘은 오랜만에 장을 보러 갔는데 있는대로 단백질 섭취할 요양으로 사왔다. 우유 2L, 두부 2팩, 하림생닭가슴살 4개들이 1팩, 후라이드치킨 1마리, 흰계란 15알. 그리고 즐겨마시는 망고쥬스와 오렌지쥬스도 챙겨왔다. 역시 폐장시간이 가까워져오니 후라이드치킨을 세일가로 모신단다. 반마리에 5,000원한다길래 한 마리 달라고 하니 버켓에 담긴 녀석을 만원에 준다. BBQ같은 브랜드에 비하면 맛은 고만고만 하지만, 오늘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치킨을 먹었다. 


 산다는게 뭔가. 하나님께 주어진 생명, 사는 동안에는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잘 먹고 건강하게 살면서 하고 싶은 일에 전력을 다해야지. 

 

Posted by Cybercat
Personal Log2013. 8. 10. 01:32




2년 전 겨울 풍경
이때는 따뜻한 나날들이 그리웠는데...




 연일 열대야다. 잠을 제대로 못이루는 날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중부에는 연일 비온 뒤지만 남부에는 비소식도 없었다고 한다. 게다가 열사병으로 두 명이나 목숨을 잃었다고 하니 올해 더위는 정말 무서울 정도다. 이럴 때일 수록 지혜롭게 더위를 지내야 하는데 생각처럼 모든게 잘 되어주면 좋으련만... 그래서인지 더위 따위야 하면서 참고 살던 내가 이 나이가 들어서야 피서(避暑)를 어찌해야 하나 하며 파닥거리고 있다. 





단원 김홍도의 관산탁족



 우리 조상들은 너른 나무 그늘에서 쉬거나 시원한 물이 흐르는 냇가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피했다고 한다.[각주:1] 계곡을 찾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가보다.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 걸 탁족(濯足)이라고 하나보다. 


 위 그림은 간송미술관에 소장된 단원 김홍도의 관산탁족이란 그림이라는데 저런 계곡에 홀로 앉아 시원하게 발을 담그고 있을 수만 있다면 정말 만사 제켜놓고 가고 싶어질 정도다. 그런데 어디 우리나라에 저렇게 좋은 계곡이 어디 있던가. 계곡마다 음식점 차려놓고 콘크리트로 물막이 해서 수영장 만들어 놓고...그 덕에 다같이 탁하고 더운 물에서 노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지 않던가. 


  요즘들어서는 날씨가 아예 아열대성 기후지대의 여름처럼 날씨가 바뀌어가는 듯 하다. 그렇다면 그 지역 사람들의 피서방법처럼 보내야 하는게 아닐까. 그런데 그 지역에 사는 사람과 트윗해본 기억으로는 그 지역은 비가 하도 와서 어쩔때는 춥기까지 하다고 한다. 오히려 긴팔 스웨터를 챙겨 다닐 정도라니...


 어쩌면 앞으로 한국은 일본 다음으로 세계에서 여름이 가장 보내기 힘든 습하고 더운 나라가 되어버리는 걸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피서는 단순히 더위만을 피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더위 때문에 몸에서 빠져나간 영양분을 넉넉히 보충해주고 기력을 되찾는 것도 피서의 일환이어야 하지 않던가. 때마침 휴가를 얻은 친구와 함께 오늘은 나름 포식을 하는 날로 잡았다. 그런데 우린 삼계탕이나 보신탕이 아니라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삼겹살집을 찾았다. 삼겹살. 생각만 해도 힘이 솟는다.



 우리는 게눈 감추듯 삼겹살을 먹고, 근처 커피샵에서 시원한 차를 마시고, 또 근처에서 눈꽃빙수를 하는 집에서 클래식한 우유빙수를 먹었다. 오랜만에 사람구경도 하고 수다도 떨었다. 그러고나니 저녁 일곱시다. 시간도 빠르고 내 배가 먹었던 걸 소화시키는 속도도 빠르다. 집에 돌아와서 땀에 흠뻑 젖은 옷가지를 세탁기에 넣어 돌리고, 샤워를 하고 몸무게를 재어보니 이게 왠일인가... 먹은만큼 몸무게가 불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애초에 오늘 먹은 만큼 빠져있었던걸까. 



 열심히 챙겨먹고, 시원한 곳에서 수다를 떨고나니 어제까지 내 몸과 마음을 짓누르던 더위가 한결 가신 것 같다. 어제까지 아프던 허리도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하다. 기운이 나고, 멈췄던 독서도 다시 할 마음이 돌아왔다. 역시 더울 땐 먹을 복이라도 있어야 견뎌낼 수 있는건가보다. 








  1. 옛 사람들의 피서방법을 그림을 통해 소개한 좋은 블로그가 있어서 소개한다. http://blog.daum.net/sixgardn/15770618 [본문으로]
Posted by Cybercat
Personal Log2013. 8. 8. 22:01






2013년 8월 8일 저녁 9시경 날씨. 해가 졌는데도 30도다. 




 요 며칠 가운데 이렇게 더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삼십평생 웬만한 더위는 참고 살아왔지만 해도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게다가 며칠 더위먹고 앓아봤더니 지레 겁이 나더라. 가족들이 함께 모이는 시간이 아니면 켜지도 않던 에어컨을 냉큼 켰다. 에어컨도 더위를 먹었는지 한참을 더운 바람만 나오더니 오분 정도 지나서야 찬 기운을 내기 시작했다. 한 시간 정도 지나서야 어질어질하던게 나아졌다. 그렇게 운동도 하고 잘 먹었는데 이렇게 쉽게 뻗어버리다니.


 아홉시가 다 다 되어가는 시간에도 기온은 30도를 넘나들고 있다. 정말 참기 힘든 더위란 생각이 든다. 해가 졌는데도 습한 온풍이 불고 있으니 창문을 열고 싶은 생각이 안든다. 그래도 할 일은 해야지 싶어서 주섬주섬 미뤄놨던 일을 하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덥다는 생각이 사라진다. 오래 전 어르신들께서 '사람은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병이 안들어. 특히 여름에는 말야'라고 하셨던게 기억났다. 그게 틀린 말이 아니었구나. 


 미뤄놨던 일이란게 특별한 건 아니다. 어제 달리다 물에 텀벙해서 급히 빨아 둔 운동화를 정리하고, 이런 폭염에 나처럼 지쳐버린 집안의 화초들을 가꾸는 일이다. 그런데 세상에나. 운동화 곳곳에 접착이 떨어져서 너덜너덜한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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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간접착제로 얼추 붙여놓고나서 찍은 사진. 하지만 오래 쓸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다 닳아빠진 건 아니지만, 벌써 그리 떨어지기 시작하면 내구도가 많이 떨어진게 확실하니까. 하기사 이 녀석으로 150km도 더 뛰었으니 너덜너덜해질 만도 하다. 아무리 순간접착제라고 해도 바로 신고 달리기는 그러니 오늘은 쉬어주는게 맞지 싶다. 뭐...이러다 이따가 맘이 동하면 또 나가게 될 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정말 몇 년 만에 흙을 손에 뭍혀본건지 모르겠다. 선물로 받은 이름모를 화초를 마트에서 사온 대나무화분에 옮겨 심고 진흙투성이었던 흙도 신선한 녀석으로 갈아줬다. 남은 것은 집안에 있는 큰 화분에 몰아줬다. 한 시간 정도 화초 정리를 하고 나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강아지나 고양이 녀석들 데리고 놀때와는 다른 그런 마음의 기쁨이랄까.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번에도 기르는데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조마조마하는 마음이 있다. 


  땀이 흠뻑. 허리가 지끈. 그래도 마음은 쾌적하다. 덥다고, 바쁘다고 돌보지 않았던 것들이 너무 많았구나. 이젠 한 집에서 다 같이 기분좋게 시원하게 보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더욱 기분이 좋아지는 저녁이다. 


 

  

Posted by Cybercat
Personal Log2013. 8. 8. 03:33



시부야(渋谷)역 앞에서



 여행을 그리 많이 다녀본 것도 아니지만 내 나름대로의 여행준비의 철칙이 있다. 최대한 짐의 양을 줄이는 것. 그리고 단순하게 준비하는 것이다. 실제로 캐리어 하나 싸고 검토하는데까지 채 30분이 걸리지 않는다. 아마 남자라서 그런걸까나. 여행하면서 필요한게 갈아입을 옷, 적당한 여비, 메모장과 볼펜, 세면도구, 화장품 정도이기에 별 고민도 안하고 가방에 집어넣다 보면 생각지도 못하게 내용물이 상당히 빈약해보이는 채비가 된다. 그래도 여행하는 가운데 한 번도 부족한 적이 없었다.  아무래도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가능한게 아닐까.  


 정 부족하면 기념품 사는 겸 치고 쇼핑할 때 사는 것도 괜찮다. 나는 주로 옷가지를 사곤 한다. 이번 일본여행때도 바지 하나를 골라 들었는데, 나름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했건만 왠걸...어울리는 셔츠가 없었다. 하지만 후회는 안한다. 그 후텁지근한 일본에서 시원하게 다닐 수 있었으니.

 일본의 더위는 한국과 뭔가 상당히 다르다. 습도가 항상 높다고 하지만 최근에는 도쿄보다 서울쪽이 더 꾸준히 높다. 아무래도 해양기후라서 그런가. 어쨌거나 한쪽 손목엔 똑딱이 카메라, 등에는 노트 하나 들어있는 백팩, 땀에 흠뻑 젖은 몰골로 대놓고 '나는 여행객'이라는 모습으로 뻔질나게 다녔으니 여한은 없다. 마음놓고 다니는 데 방해되는 것들은 과감히 빼는 식으로 하다보니 항상 가볍고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었다. 




 사실 여유있게 쇼핑하거나 할 수 있었던 여정은 아니었던지라 그저 가보고 싶었던 데를 헤매는 정도에서 그친 여행이긴 했다. 그나마 다행이랄까 하는 것은 때마침 일본은 참의원선거기간이었고 여정 가운데 총선투표와 결과를 현지에서 볼 수 있는 멋진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었다. 이번 참의원선거에서는 아베노믹스의 평가, 원전vs탈원전(결코 후쿠시마 원전폐기에 관련한 것이 아니다), TPP성사여부 등이 핵심 이슈였던 것 같다. 도쿄는 얘기듣던 것과는 달리 정말 날씨만큼이나 선거로 뜨거웠다. 


 TBS뉴스를 본 기억을 더듬어보자면...결과는 자민당의 압도적 압승. 그리고 일본 유신회의 약진. 우리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우경화지만 이번 선거후 결과에 대해 일본에서는 '아베노믹스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말들이 많이 들렸던 것 같다. 개인적 소견이지만, 저성장으로 허덕였던 일본에 서광이 비친 것이나 마찬가지였던게 아닐까. 그런 상황이라면 자민당을 선택하지 않을 하등 이유가 없었을게다. 


 다른 각도에서 주목했던 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말뚝테러의 장본인, 스즈키 노부유키의 도쿄도 출마였다. 선거가 있기 하루 전, 7월 20일 오후였던가. 지나가던 한 백발노인이 지팡이로 가리키며 '이런 놈이 나오다니'하며 혀를 끌끌 차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물론 그는 낙선했다. 일본인들로서도 이런 말썽꾸러기는 No thanks였을게다. 


 의외의 현상으로 뉴스에서 지목된 것은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배우출신인 야마모토 타로가 당선되고 다른 한 편에선 공산당으로 출마했던 여성후보가 당선되었다는 것. 둘 다 탈원전을 부르짖은 인물들이다. 그만큼 도쿄도는 탈원전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이 아닐까. 어쨌거나 자민당의 압승으로 네지레국회[각주:1] 상황은 벗어났다고 아베 총리가 싱글벙글하는 걸 보고 있노라니 참...



 어쩌다보니 여행채비관련 글이 아니라 일본정치경험담이 됐네...




※이번
참의원선거결과에 대해 소개한 블로그 글을 보니...내가 본게 틀리진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1. 한국에서는 여소야대라고 불리는 것처럼 중의원에서는 여당이 다수석을 차지하나 참의원에서는 야당에 압도되면서 여당이 제 힘을 발휘못하는 상황을 지칭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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