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에 칼바람이 분다
몸을 움츠리고 걸음을 재촉하려니
옆에 덩그러니 잎을 다 떨군 나무가 말한다
어깨를 펴라 더는 움츠리지 말고
지금의 몸서리쳐지는 현실을 눈 똑바로 뜨고 바라보라
나는 나무들이 이 매서운 겨울을 어찌나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나무 곁에 서서
또 한 그루의 나무가 되었다
사람들이 나무에 침을 뱉는다
지나가는 개도 오줌을 갈기고
더러는 똥을 누며 욕을 보인다
나는 그게 싫어 뿌리채 뽑혀나갔지만
출렁이는 가지를 회초리 삼아
칼바람을 매질하고 잠재우는 나무는
그 가지속에 움트는 봄을 품고
어깨를 펴고 당당히 겨울을 이겨내고 있었다
-대한문 플라타너스
'Thought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근혜 대통령 1년,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하다. (0) | 2014.01.09 |
---|---|
12월 28일 총파업과 촛불시위 그 이후 (0) | 2014.01.02 |
'나이지리아 천사의 경고'의 진실 (1) | 2013.11.24 |
Munk Debate :「The End of Men」(남자의 종말) 예고 (0) | 2013.11.12 |
끊임없는 자기성찰, 이나모리 카즈오의 통찰력 (0) | 2013.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