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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1.06 김씨도마 비빔국수 먹은 이야기 2
Personal Log2014. 1. 6. 21:04




오랜만에 후배와 만날 일이 생겨서 점심식사 약속을 하고 광화문으로 향했다. 항상 만나던 신천이 아닌 광화문에서 만난 건 역시 술집만 즐비한 신천보다 여러 볼거리와 곳곳에 맛집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광화문역에서 내려서 조금만 걸어가보더라도 생각보다 저렴하고도 맛있는 음식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광화문 주변이다. 


후배가 데려간 곳은 광화문 정부청사 뒤 종교교회 맞은 편 광화문시대빌딩 지하에 위치한 "김씨도마"란 곳이다. 입구부터 나무 인테리어로 옛 초가집 분위기를 조성해놓은게 특이했다. 실내는 좌식이다. 신을 벗고 들어가면 대략 스무명이 앉을 수 있을 정도의 규모의 아늑한 분위기의 식당이다. 좀 덩치가 있는 사람과 오면 자리가 좁을 듯 하기도 했지만 우리에겐 해당사항 없으므로 패스. 


김씨도마는 손수 반죽하여 밀대로 밀고 칼로 썰어서 만든 수제칼국수로 잘 알려진 집이다. 칼국수하면 보통 멸치국물에 뽀얗고 걸쭉하게 끓여내는걸 생각하게 되는데 일단 첫 방문이었던 만큼 이 집의 명물인 비빔국수를 시켰다. 차려져나온걸 보니 시장에서 비빔장 대충 얹어서 알아서 먹으라는 그런 비빔국수는 아니다. 묵직한 놋대접에 미리 비빔장에 버무려진 칼국수면과 상추, 다진고기, 오이채, 다진김치, 실계란고명을 얹어서 국수치고는 격식있게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가로 고명을 더 넣을 수도 있었다는데 그건 생각도 못했고 그저 다채롭게 한 상 차려진 눈앞의 천국에 정신을 못차리고 젓가락부터 집어들었다.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푹 고아낸 뜨뜻한 사골국물과 직접 준비해야 하는 김치가 함께 제공된다. 


보통 비빔면, 비빔국수하면 매콤달콤한 맛을 생각한다. 거기에 참기름의 고소함이 조금 추가되면 금상첨화이리라. 그런데 이 집의 비빔국수는 고소함이 먼저 느껴진다. 그리고 몇 번 씹으면서 살짝 달콤한 맛이 다가온 후에 비빔장의 매콤함과 야채고명의 아삭한 느낌이 입안에 가득찬다. 직접 만든 칼국수인지라 면의 탄력과 느낌은 매우 좋다. 남성들이야 뭘 먹여도 비슷하겠지만, 면 좋아하는 여성들이 훅 갈만한 식감이었다. 고명의 양도 알맞아서 마지막 젓가락을 뜰 떄까지 알맞게 집어서 먹을 수도 있었다. 중간중간에 진한 사골육수를 한 숟갈씩 후루룩 넘기면 더 맛있게 국수를 즐길 수 있다. 김치는 일반 칼국수집에서 맛볼수 있는 소위 칼국수용 김치, 보쌈용 김치같은 것은 아니었다. 그저 평범하게 맛볼 수 있는 집에서 만든 김치였는데 오히려 이 편이 더 반가웠었다고 해야할까. 


그릇을 싹싹 비우고 나서 어디 음식일까 궁금해서 메뉴판을 보니 대체로 안동을 비롯한 경북지역의 음식이 주력 메뉴였다. 필시 이 비빔국수는 안동의 맛이렷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제서야 국수에 이렇게 격식을 차린 이유가 얼추 이해가 되었다. 양반의 고을 안동 음식 답게 멋스럽게 준비되어 나온 음식은 맛이 정갈하고 과도하게 맵거나 짜지도 않았다. 그러면서도 재료의 식감은 제대로 살린 그런 음식이었다고 할까. 과연 이 집의 주력메뉴 답다는 생각을 했다. 비빔국수는 7,000원. 국수치고는 가격이 세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는데 먹고나면 그만한 가치를 한다는 걸 알게 될 것 같다. 후배녀석 말로는 네이버 평점은 그리 높지 않다고 했는데 포스퀘어를 검색해보니 다녀온 사람들 사이에서는 은근 호평인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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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도마 / 국수

주소
서울 종로구 내수동 74번지
전화
02-738-9288
설명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은 손국수집


※편하게 가는 방법은 3호선은 경복궁역 7번출구로 나와서 새문안로3길 남쪽으로 직진. 5호선 광화문역 1번출구로 나와서 식당가인 새문안로5가길로 가다보면 광화문시대빌딩 지하식당가에 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오전10시 오픈, 오후3~5시는 저녁장사준비시간이므로 참고하기 바란다. 



Posted by Cyberc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