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13. 11. 27. 21:02



시청앞에 칼바람이 분다
몸을 움츠리고 걸음을 재촉하려니
옆에 덩그러니 잎을 다 떨군 나무가 말한다

어깨를 펴라 더는 움츠리지 말고
지금의 몸서리쳐지는 현실을 눈 똑바로 뜨고 바라보라

나는 나무들이 이 매서운 겨울을 어찌나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나무 곁에 서서 
또 한 그루의 나무가 되었다

사람들이 나무에 침을 뱉는다
지나가는 개도 오줌을 갈기고
더러는 똥을 누며 욕을 보인다

나는 그게 싫어 뿌리채 뽑혀나갔지만

출렁이는 가지를 회초리 삼아
칼바람을 매질하고 잠재우는 나무는

그 가지속에 움트는 봄을 품고
어깨를 펴고 당당히 겨울을 이겨내고 있었다


-대한문 플라타너스








Posted by Cyberc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