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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07 대한민국, 대한민국 국민의 정체성이란 무엇인가
Thoughts2011. 4. 7. 02:45


 최근 들어서 다큐멘터리를 모아서 보고 있는데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지난 2009년 EBS를 통해 방영됐던 "다시 보는 미국" (원제: The American Future, BBC)였습니다. 200여년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도 온 세계를 이끌어나가는 최강자인 미국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는 BBC방송의 다큐멘터리입니다. 2008년 당시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됐던 해이기도 한데 그 덕에 많은 사람들은 이민자의 자녀이자 백인과 흑인 사이에서 태어난 자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 만큼 미국에도 큰 변화가 있겠구나 했었던 시기였기도 했지요. 아마 BBC가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것은 그 때문이 아닐까요? 이제까지의 미국, 그리고 오늘날의 문제와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갈 미국인들의 이야기가 이 다큐멘터리의 핵심입니다.


Democratic presidential nominee Senator Barack Obama speaks at a campaign rally in Fayetteville, North Carolina, October 19, 2008. (REUTERS/Jim Young) http://bigpicture.posterous.com/


그 중 가장 제 뇌리에 꽂혔던 부분은 대통령선거에 대한 미국인들의 태도였습니다. 미국인들은 투표를 통해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함과 동시에 자신들의 정체성을 결정해 나가는듯 했습니다. 이민자의 나라, 아메리칸 드림, 자유와 정의 그리고 평등의 가치가 존중받는 나라, 세계 평화를 통해 자신들을 희생하기도 하고 더러는 그에 반해 자신들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고립주의를 고수하기도 할 줄 아는 나라, 미국. 그 과정 가운데서는 미국인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한 동양인, 히스패닉, 원주민들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지금은 그 모든 사람들이 한데 뭉뚱그러져 새로운 미국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그 결과 2008년 대선의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총 4편의 다큐를 보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은 '그렇다면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이며 울이는 어떤 사람들인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 질문을 던지고 나서 제 안에 바로 답이 떠올랐느냐, 이상하게도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느 누구보다도 모호한 존재가 아마 지금의 대한민국인들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 이미지 검색에서 찾은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들의 초상. 이미지가 만들어진게 현 대통령인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이전이었는지 17대 대통령 자리는 비워져있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으로 출범한지 60여년이 지난 오늘날, 이들 대통령들을 통해서 비춰볼 수 있는 우리의 자화상은 어떤 것일까.


 분명히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그 정통성을 뒤이은 정부가 존재하는 한반도에서 살고 있는 대한민국인들입니다. 지금은 휴전선을 경계로 남북으로 나뉘어 한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이 따로 살고 있습니다. 북쪽은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독재정이 들어서있고 남쪽에는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한 자본만능의 세계가 펼쳐져있습니다. 북쪽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남쪽에 있는 나로써는 어느 누구나 할 수 있는 이 정도의 기술만으로 우리를 설명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아니 이런 기술은 우리를 설명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껍데기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정체성을 논한다는 것은 역사를 논한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다큐멘터리도 Simon Schama라는 역사학자의 관점으로 만들어졌는데 그런 점에서 저도 한 번 시도해보고 싶은 일이기도 합니다.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며 대한민국을 진지하게 진단해보는 작업이야말로 지금 시점 - 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작은 희망입니다만, 오바마가 전당대회와 유세 때 "공화당이냐 민주당이냐가 아닌 하나된 미국'을 외쳤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모두를 하나로 묶어주고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삼은 정치인이 등장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는 9시 뉴스를 보고나서 느낀 바입니다만 너와 내가 공존하는게 아닌 단순 생존에 치여사는 한국인의 모습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됩니다. 사람의 가치란 돈보다도 못한 기업윤리, 벌지못해서 쓰지못하는 사람들, 절약이 불가능할 정도로 궁지에 몰린 시민들과는 대조된 권력과 부를 거머쥔 자들의 세상, 뉴스 전후에는 온가족이 다같이 앉아서 막장드라마를 시청하며 '돈있는 자들의 막나가는 생활'을 간접체험하고 피곤에 절어 잠이 듭니다. 다가오는 아침에는 방사능물질이 정말 도대체 어찌됐는지 알 바가 없기에 자식들에게 마스크만 씌워주고 학교에 보내야하는 부모들과 아무것도 모른채 뭐가 섞여들어간건지 모를 흙먼지 속에 뛰어놀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청년들은 취업해도 기본적인 생활이 안되니 그나마 생활이 보장되는 공무원에 인생도박을 거는게 흔한 풍경입니다. 하지만 수재들이 공부하는 카이스트에는 연일 자살 소식이 들려오고 대학등록금은 이대로라면 10년내에 1억이 넘을거라는 예측기사도 나도는 세상에 '지식경쟁으로 신분상승을 도모'하는 세상은 이미 지나간 듯 합니다. 돈을 못버니 결혼도 못하고, 결혼해도 둘이서 살기도 힘든 생활에 아이낳을 엄두도 못내며, 아이를 낳아도 직장에선 어미에게 사직을 종용하는 풍경입니다. 여전히 수많은 취약계층은 하루 벌어먹고 살기 힘든 반면 여의도에는 300대를 한 번에 정박할 수 있는 요트장이 새로 생깁니다.

 오늘 당장에 느낀 바로는...정작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도움받지 못하는 나라, 그게 오늘의 대한민국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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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yberc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