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2013. 3. 22. 02:59

 

 

 

요약: 미국 | 드라마, 액션, 로맨스/멜로 | 2013.03.21 | 청소년관람불가 | 165분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제이미 폭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크리스토프 왈츠, 케리 워싱턴

홈페이지: http://www.django-movie.co.kr/index.htm

 

관람일: 2013년 3월 21일

관람장소: 메가박스 코엑스(삼성)

 

간단평: 농도 짙은 마초들의 격돌, 아내를 되찾기 위한 복수, 사내들의 우정과 의리, 그 모든 것들을 이 영화에서 한 번에 맛볼 수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복잡하지 않은 권선징악의 전형적인 구도속에 편안하게, 그리고 화끈하게 즐길 수 있는 서부극. 부제를 붙이자면 장고-전설의 탄생이라고 해야하나. 영화는 크레딧이 끝날때까지 보고 나오자. 괜히 이 소리 하는게 아니다.

 

 

내 iOS스케쥴러에 개봉일을 담아놓고 기다리던 그 영화가 왔다. 이름하야 「장고, 분노의 추적자」다. 서부극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조차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그 이름, 장고가 돌아온 것이다.

 

 

개봉 전부터 이 영화가 주목을 받았던 건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충분했을거라 생각한다. 오랜만에 만나게 되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킬 빌로 유명한 그의 선혈이 흘러넘치는 잔혹한 영상을 기억하는 많은 이들은 타란티노 감독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특별한 영상미를 기대했을텐데 아마 오늘 장고를 보고 나온 사람들은 대만족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아낌없이 쏟아붓는 총알, 그 총탄에 쓰러져 비명을 지르며 죽어가는 악당들. 킬 빌에서는 칼질과 총질로 끝났지만 장고는 서부극이다. 더 화끈하게 악당들을 저 세상으로 보내버린다. 여기까지 읽었으면 예상했겟지만, 전형적인 권선징악의 구도다. 하지만 예전에 다이하드를 보고 쓴 글에서 말했던 것처럼 아마도 사람들은 과도하게 진지하거나, 무리해서 짜넣은 반전에 이미 식상해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최소한 헐리우드 영화를 소비하는 미국인들은 특히 더더욱...) 편하게 영화를 보고 즐기는 분위기가 올해부터는 더욱 가속화되어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조차도 영화 '신세계'를 보고 그닥 큰 감흥없이 일어서서 나왔던 반면, 이 영화를 보고나서는 '아 화끈한게 좋네'하면서 나왔을 정도니까.

 

 

오늘 영화관에는 언제나 그렇듯 봄 커플들이 많이 보였는데 그거야 일상다반사니 그렇다 치더라도, 정말 50대뻘쯤 되시는 분들이 많이 보였다. 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속칭 카우보이 영화이기에 그러하리라. 그 분들이 보시고도 향수에 젖어 푹 빠진채로 감상할 만큼 영화적 기법들은 옛날의 서부극들과 꼭 빼닮아있다. 빠른 줌인/아웃과 총질하기 전에 나오는 기나긴 말싸움이라든가 메마르고 척박한 황야의 광활한 풍경, 마초들만이 펼쳐낼 수 있는 긴장감들이 영화를 가득 채우고 있다. 음악도 옛날 영화에 삽입된 그 음악들을 사용했는데, 영화 중반 이후부터는 생각지도 못했던 갱스터 힙합이 흘러나오면서 한층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왜, 그게 정말 총격전과 잘 어울리더라. 마치 영화 '트리플엑스'처럼.

 

 

이 영화는 재미있는 장면들이 참 많다. 그런데 언제까지나 영어문화권 사람들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영어를 깊이있게 했던 사람들이 아니면 공감하기 힘든 그런 미국식 말장난인지라 보는 내내 영화관은 몇몇 사람들이 큭큭댔던 걸 제외하고는 웃는 소리가 거의 안들렸다. 가면 쓴 악당들 장면, 극중 사무엘 잭슨이 뱉어내는 말들은 '피튀기는 잔혹한 복수극'만으로 초지일관 진지했을 수도 있었던 영화를 정말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요소들이다.

 

 

사실 '레 미제라블'부터 느꼈던 건데 헐리우드에서 최근 제작되는 대작들은 한결같이 '자유와 평등'을 주제 또는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었던 것 같다. '레 미제라블', '링컨', 그리고 '장고, 분노의 추적자'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느껴지는 것은 미국인들이 현재 가장 공감하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그들이 쟁취하고 그토록 아끼고 사랑했던 '자유와 평등의 정신'이 아니었을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끄는 이유는 우리가 쟁취해야 할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장고에서 그걸 생각해낸다면...아마 돈이면 다 된다는 남부대농장주의 처단을 통해 이뤄지는 정의감...이라고 해야할까.

 

 

개인적으로도 액션영화를, 특히 이런 총질이 난무하는 단순하고 직선적인 액션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좋은 평가를 해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농도짙은 마초들의 격돌, 아내를 되찾기 위한 복수, 사내들의 우정과 의리, 그 모든 것들을 이 영화에서 한 번에 맛볼 수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Posted by Cybercat
Thoughts2012. 9. 26. 03:07

  

 

 

 오늘은 황장엽이 '남한에 5만의 간첩이 있다'고 한 것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영화 "간첩"을 보고 왔다. 올해는 대선도 있고 안그래도 시대착오적 반공주의자들 덕분에 애먼 시민들 간첩소리 들었던게 몇 년 전 이야기인데, 참 민감한 시기에 이런 영화가 개봉되나 했었다. 그래서 보나마나 그런 사람들 간지러운데 긁어주는 영화려니 했었기에 9월달에 볼 영화 리스트에선 제외시켰던 영화였다. 하지만 역시 편견은 금물. "광해"가 은근 매진행렬이었던지라 차선책으로 "간첩"을 선택했던건데, 보고나서는 "아, 정말 재미있었다. 한 번 더 봐도 괜찮겠다"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보는 내내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왔고, 액션장면에서는 다들 팝콘 씹는 일도 없이 집중하게 될 정도로 몰입도가 상당한 영화였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어쩌면 보기 불편한 장면들이 나오지 않을까 내심 마음의 방어를 하면서 봤었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장면들이 의외의 시니컬함을 내포하고 있었을 줄이야. 영화 전반적으로 간첩들의 대사는 남한의 경제적 어려움에서 오는 투덜거림, 그리고 소위 "좌빨들이 수꼴이라 부르는 자들"의 비아냥거리는 말이었는데, 잘 생각해보니 그런 말들을 북한간첩들이 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게 아닌가. 한우를 애지중지 키우는 간첩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걸 반대하고 한미FTA를 반대하는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인터넷검색만 하면 웬만한 내용은 다 검색이 되는 시대에 간첩이 할 일이 없다면서 '박정희때가 좋았지'하며 너털웃음을 짓는 노인 간첩의 아련한 추억은 소위 수꼴이라 불리는 자들의 내러티브를 대놓고 비꼬는 장면이다. 아니 어쩌면 양측을 모두 비꼰게 아닐까. (아니면 내가 배배꼬아서 생각한 나머지 잘못판단한걸까.)

 

 어쩌면 감독은 평범한 시민들이 간첩소릴 들었던 것을 가지고 진짜 그들이 간첩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으로 제작했던 것 같다. 솔직히 먹고 살기 힘든 사람들이 해봤자 얼마나 하겠으며, 웬만한 정보가 인터넷에 도는 마당에 간첩질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말도 안되는 소리로 영화를 만드니 이런 재미있는 영화적 현실이 펼쳐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우리에게 웃음을 전달해준다. 웬만하면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하는 나조차도 '참 재미있게 봤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괜찮았던 영화였다. 간첩이란 제목에 껄끄러움을 느꼈던 분들에게도 추천해본다. 액션장면도 상당히 좋다. 총격전에선 히트를, 격투전에서는 본 시리즈를 연상케 했을 정도니. (카메라 워크는 그런쪽은 아니지만.) 아니, 내 평가보다 여기 출연하는 명배우들의 라인업만 봐도 이 영화는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영화이지 않을까.

 

 

 

'간첩신고 보다 무서운 건 물가상승?'

전세값에 쫓기고, 복비 10만원에 목매고, 소 키우기 바쁜 사람들이 간첩이란다. 어제까지 내 이웃, 동료, 가족으로 평범하게 살아온 이들에게 북의 지령이 내려진다. 먹고 살기 바쁜데 지령수행까지 해야 할 판이다. 한동안 끊긴 지령으로 본인의 간첩인지도 잊고 사는 이들의 좌충우돌 이중 첩보생활이 시작된다.

영화 '간첩'은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어둡고 비장한 간첩의 이미지를 벗어나 먹고 살기도 바쁜 생활형 간첩들의 사상 초월 이중 작전을 그린 리얼 첩보극을 그렸다.

최근 '연가시'로 흥행배우 대열에 합류한 배우 김명민은 이번 영화로 2연속 흥행을 노린다.김명민은 극중 머리 회전이 빠르고 말솜씨가 탁월한 암호명 '김과장' 역을 맡았다. 간첩들의 리더로 타고난 재주를 발휘 비아그라 밀수와 불법판매를 하며 가족들을 부양하는 인물을 표현한다.

전작에서 보여준 '캐릭터 맞춤 몸연기'는 없지만 김명민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편안한 생활 연기가 묻어나는 캐릭터다.

전작 '왕의남자', '전우치', '부당거래'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개성강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 유해진은 영화에서 먹고 살기 바쁜 이들에게 지령을 전달하러 내려온 북한 최고의 암살자로 암호명 '최부장'으로 등장해 세련되면서도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이 영화의 홍일점인 배우 염정아는 지도 파악 능력을 살려 부동산 중개인으로 밥벌이를 하고 있는 암호명 '강대리' 역을, 변희봉은 북에서 맨손으로 헤엄쳐 내려온 간첩계의 산증인인 암호명 '윤고문' 역으로 극의 흥미를 더한다.

이번 영화로 첫 스크린 데뷔에 오른 정겨운은 뛰어난 해킹 실력을 갖췄으나 남파 후 귀농을 선택해 소를 키우며 FTA 반대 시위에 앞장서는 '우대리' 역으로 변한다.

우민호 감독은 "대중들에게 두려운 존재로만 인식되고 있는 간첩들이 남북 관계가 원만해진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는 의문에서 작품을 구상했다며 "간첩들도 사람이고, 아버지고, 어머니고, 노인이고, 청년이며 우리와 똑같이 고민하고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영화 제작의도를 밝혔다.

간첩의 틀을 파괴한 러얼 첩보극 영화 '간첩'은 추석 개봉예정이다.

 

 

 

- Youtube 노컷뉴스 영상에 등록된 내용

 

p.s. "간첩 화이팅!이라니"...ㅋㅋㅋ

 

p.s. 2. 생각해보니...오늘 트윗에서 배우 변희봉님의 성함을 변희재라고 썼었구나. 아...이게 무슨 망신이냐...ㅠ.ㅠ 죄송합니다. 그나저나...변희재...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다음 기대작인 007스카이폴. 오래전부터 007시리즈 팬이었기에 사람들이 아무리 007시리즈를 별로라고 해도 나는 꼭 본다.

 

 

Posted by Cybercat
Movie2012. 9. 19. 04:25

 

 

 어제는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를 보고 왔다. 역시 논란이 될 만한 그의 작품. 첫 시작부터 껄끄러운 장면들로부터 시작하는 그의 영화는 친숙해지기 힘들다. 간단히 말해 두 번 이상 보기가 힘든 영화라 해야할까. 돈이 사람을 파괴하는 과정, 돈때문에 자멸해가는 인간의 세계가 2시간 동안 그려진다. 칼 맑스가 생각났다. 자본에 의한 철저한 인간소외. 자본 앞에서는 모두가 가해자이자 피해자이다. 돈이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 증오, 분노, 복수 그 모든 것이라는 극중 대사가 소름끼치도록 공감되었던 건 대학수업때 들었던 자본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있었던 수업 이후 처음이었다. 이 영화는 유일하게 내가 본 김기덕 감독 작품 가운데 카타르시스란 것을 느껴본 작품이다.

 

 극 중 등장하는 사람들 중 살아있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다들 죽은 자들과 다름없는 어두운 삶을 살아간다. 그런 이면에 모정을 가장한 복수의 화신이 등장하고 고리대금업으로 사람들을 쥐어짜던 고아인 주인공은 어머니를 찾았다는 기쁨에 구원을 얻는 듯 하다. 표면적으로는 그렇게 스토리가 진행되지만, 이 영화는 비극이다. 주인공은 어미인줄 알았던 자가 사실은 자신을 가장 비참하게 만든 복수의 화신이었음을 알고 죽음을 택한다. 그렇게 이 극에 등장하는 이들은 지옥같은 자본의 소외로부터 구원을 얻는다. 극중 자주 등장하는 교회 건물 배경은 이처럼 바닥인생을 살아가는 자들에게 구원이란 어떤 것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바닥으로는 다가오지 않는 복음. 구원받지 못한 영혼들의 울부짖음. 그리고 일개 정치인의 야욕에 의해 복구된 청계천에 얽힌 사람들의 마지막 인생. 우리가 말하고 싶지 않았던, 알고 싶지 않았던 세계를 김기덕감독은 여과없이 있는 그대로,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그려낸다.

 

 영화를 보는 내내 사람들의 탄성에는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세계에 대한 놀라움과 공포가 담겨있었다. 아마 다들 이 영화가 황금사자상을 받았기 때문에 호기심에 와서 봤으리라. 낮시간에 영화를 볼 만큼 한가하고 넉넉한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세상은 결코 알려지지도, 비춰지지도 않았었을테니. 나 또한 이 영화를 보고나서는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어쩌면 그들보다도 내가 더 놀라고 힘들어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두 번은 못볼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여운이 너무 강하게 남아 다음 영화로 쉽게 넘어가질 못하겠다.

 

 

 

 

이제는 착실하게 포인트를 모아서 VIP도 되고 영화적 식견도 쌓아가봐야겠다. 이제까지 너무 남는 것 없이 그냥 넋놓고 즐기기만 했던 것 같다.

 

 

 

언제나처럼 스타벅스에서 얼 그레이 한 잔. 오늘은 새로운 파트너가 응대를 했다. 말이 참 느려서 신기하게 느껴졌다. 여기서 한 시간 정도 오랜만에 스케쥴러에다 끄적거리면서 앞으로 월급을 타면 어떻게 할 지 곰곰히 고민을 했다. 물론 이를 위해서 성실하게 일을 해야하는 것은 물론이다.

 

최근들어 몸무게가 몇 킬로그램인지 모르겠다. 내일은 꼭 체중계 건전지를 사야지 안그러면 체중관리, 체력관리가 하나도 안될 것 같다.

그나마 최근에 꾸준히 걸어서 그 날 먹은 만큼은 움직여주는 것 같다. 가까운 강남보다 종로쪽이 훨씬 많이 걸으면서 볼 게 많다. 영화를 보는 날 말고는 그냥 5호선 타고 종로로 나가있는게 내 건강에 훨씬 좋지 않을까.

 

 

오늘은 그래도 영화를 봐야지 했었다. 하지만 너무 늦게 외출한 탓에 귀가시간 전에 끝나는 영화시간에 맞추지를 못했다. 앞으로도 영화를 꾸준히 볼 계획이라 메가박스 멤버십카드를 발급받고 반디앤루니스로 향했다. 거기 가면서 이제까지 연락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오랜만에 연락을 돌리고 언제나처럼 내 발길이 머무는 서양사코너에서 어물쩡거리기를 삼십여분. 결국 몇 개월째 집어들지 못했던 앙리 피렌의 "마호메트와 샤를마뉴"라는 책을 샀다. 서양중세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서양의 중세가 시작되었는가에 대한 질문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에 대한 답변이 이 책에 담겨있으리라. 대학4년내내 집중해왔던 서양중세사였건만 졸업한지 한참 지난 지금에는 중요 연대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 이 책을 발견한 것은 오래 전 책 속에 몰래 끼워놓은 만원을 찾아낸 기쁨이랄까. 생각같아서는 밤새서 다 읽어치우고 싶지만 벌써 새벽 네시 반이 다 되어간다.

 

Posted by Cyberc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