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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8.08 즐거운 여행은 가벼운 짐꾸리기로부터 시작된다. 2
Personal Log2013. 8. 8. 03:33



시부야(渋谷)역 앞에서



 여행을 그리 많이 다녀본 것도 아니지만 내 나름대로의 여행준비의 철칙이 있다. 최대한 짐의 양을 줄이는 것. 그리고 단순하게 준비하는 것이다. 실제로 캐리어 하나 싸고 검토하는데까지 채 30분이 걸리지 않는다. 아마 남자라서 그런걸까나. 여행하면서 필요한게 갈아입을 옷, 적당한 여비, 메모장과 볼펜, 세면도구, 화장품 정도이기에 별 고민도 안하고 가방에 집어넣다 보면 생각지도 못하게 내용물이 상당히 빈약해보이는 채비가 된다. 그래도 여행하는 가운데 한 번도 부족한 적이 없었다.  아무래도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가능한게 아닐까.  


 정 부족하면 기념품 사는 겸 치고 쇼핑할 때 사는 것도 괜찮다. 나는 주로 옷가지를 사곤 한다. 이번 일본여행때도 바지 하나를 골라 들었는데, 나름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했건만 왠걸...어울리는 셔츠가 없었다. 하지만 후회는 안한다. 그 후텁지근한 일본에서 시원하게 다닐 수 있었으니.

 일본의 더위는 한국과 뭔가 상당히 다르다. 습도가 항상 높다고 하지만 최근에는 도쿄보다 서울쪽이 더 꾸준히 높다. 아무래도 해양기후라서 그런가. 어쨌거나 한쪽 손목엔 똑딱이 카메라, 등에는 노트 하나 들어있는 백팩, 땀에 흠뻑 젖은 몰골로 대놓고 '나는 여행객'이라는 모습으로 뻔질나게 다녔으니 여한은 없다. 마음놓고 다니는 데 방해되는 것들은 과감히 빼는 식으로 하다보니 항상 가볍고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었다. 




 사실 여유있게 쇼핑하거나 할 수 있었던 여정은 아니었던지라 그저 가보고 싶었던 데를 헤매는 정도에서 그친 여행이긴 했다. 그나마 다행이랄까 하는 것은 때마침 일본은 참의원선거기간이었고 여정 가운데 총선투표와 결과를 현지에서 볼 수 있는 멋진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었다. 이번 참의원선거에서는 아베노믹스의 평가, 원전vs탈원전(결코 후쿠시마 원전폐기에 관련한 것이 아니다), TPP성사여부 등이 핵심 이슈였던 것 같다. 도쿄는 얘기듣던 것과는 달리 정말 날씨만큼이나 선거로 뜨거웠다. 


 TBS뉴스를 본 기억을 더듬어보자면...결과는 자민당의 압도적 압승. 그리고 일본 유신회의 약진. 우리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우경화지만 이번 선거후 결과에 대해 일본에서는 '아베노믹스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말들이 많이 들렸던 것 같다. 개인적 소견이지만, 저성장으로 허덕였던 일본에 서광이 비친 것이나 마찬가지였던게 아닐까. 그런 상황이라면 자민당을 선택하지 않을 하등 이유가 없었을게다. 


 다른 각도에서 주목했던 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말뚝테러의 장본인, 스즈키 노부유키의 도쿄도 출마였다. 선거가 있기 하루 전, 7월 20일 오후였던가. 지나가던 한 백발노인이 지팡이로 가리키며 '이런 놈이 나오다니'하며 혀를 끌끌 차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물론 그는 낙선했다. 일본인들로서도 이런 말썽꾸러기는 No thanks였을게다. 


 의외의 현상으로 뉴스에서 지목된 것은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배우출신인 야마모토 타로가 당선되고 다른 한 편에선 공산당으로 출마했던 여성후보가 당선되었다는 것. 둘 다 탈원전을 부르짖은 인물들이다. 그만큼 도쿄도는 탈원전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이 아닐까. 어쨌거나 자민당의 압승으로 네지레국회[각주:1] 상황은 벗어났다고 아베 총리가 싱글벙글하는 걸 보고 있노라니 참...



 어쩌다보니 여행채비관련 글이 아니라 일본정치경험담이 됐네...




※이번
참의원선거결과에 대해 소개한 블로그 글을 보니...내가 본게 틀리진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1. 한국에서는 여소야대라고 불리는 것처럼 중의원에서는 여당이 다수석을 차지하나 참의원에서는 야당에 압도되면서 여당이 제 힘을 발휘못하는 상황을 지칭 [본문으로]
Posted by Cyberc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