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13. 8. 16. 01:50

 이번 달에는 다시 블로그 포스팅을 시작한 김에 꾸준히 매일같이 올리려고 했는데 이리 밀리고 저리 밀려서 어쩔때는 12시를 넘겨서야 PC를 잡게 되는 날이 생긴다. 오늘도 그런 날. 그나마 날씨가 주초보다 나아져서 이제는 선풍기 바람만으로도 충분히 시원하게 보낼 수 있게 되었지만, 한낮에는 여전히 어질어질할 정도로 뜨겁다. 한낮에는 뭘 하기가 싫다. 그런데 시대를 잘못 만나서 관공서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올 여름은 지옥같이 보낸다고 하니 그 분들은 오죽할까. 이건 때려치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억지로 참아내기도 힘들고...정부에서는 관공서에서 이번에 고생한 분들에게 여름을 훌륭하게 이겨낸 보상을 톡톡히 해두는게 좋지 싶다. 그런데 이번 정부가 그런걸 생각하는 정부같지는 않고...



박근혜 정부, 국정원 규탄 시위대에 첫 물대포

출처: 경향신문 김한솔·조형국·윤승민 기자 hansol@kyunghyang.com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8152207185&code=940202


 오늘 봤던 기사 중에 가장 기가 막힌건 오늘 국정원 규탄 시위를 하던 사람들에게 물대포를 쐈다는 것이다. 민족의 명절에는 대체로 안전라인만 치고 그저 행진하게 내버려뒀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번엔 물대포와 최루액을 쏘고 300여명을 연행했다고 한다. 광복절을 기리는 방법이 다르건 말건 사람들이 이 날을 기리고 더욱 대한민국 다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해주지는 못할 망정 이렇게 과잉대응을 하는 건 무슨 의미로 해석해야 하는가. 심지어 광복절에 같은 나라 국민을 빨갱이로 몰아붙이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까지도 등장하는 건 또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이는 정치적 다양성의 문제를 벗어나 상호존중과 관용이라는 정치의 가장 중요한 준칙이 개껌만도 못한 취급을 받고 있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지 않은가. 


 그리고 박근혜대통령의 광복절경축사에 드러난 그의 안이한 현실인식에 다시 한 번 절망한다. 그가 말한 청렴한 나라, 능력으로 인정 받는 사회, 경제활력 회복, 중소기업과 대기업과의 상생, 더 나아가 통일국가수립, 동북아시아평화구상 등의 목표는 좋다. 하지만 왜 현실의 지표는 계속해서 그 목표점과는 전혀 반대되는 방향으로 치닫고 있는 건지. 그게 왜 지난 정부에 이어서 더욱 심화되는 것처럼 보이는지 전혀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 현실의 개선은 현실에 대한 적나라한 인식과 반성을 통해 이뤄지건만, 전혀 잘못한게 없다는, 오히려 이제까지 잘해왔다는 인식으로 앞으로 무엇을 하겠는가. 


 이 두 기사가 앙상블이 되어 2013년의 광복절에 대한 특이한 기억이 만들어졌다. 정부권력에 의해 같은 나라 국민의 자유로운 활동조차 '자신들과 반대'란 이유로 짓밟는, 결코 용납하지 않는, 반쪽짜리 권력의 만행이 벌어진 날. 민주주의는 짓밟힌지 오래고 이제는 그들의 영예로왔던 과거로 향해 가는 것인가. 그런데 왜 며칠 전 EBS에서 봤던 나치 집권을 위해 히틀러가 벌였던 용의주도한 만행이 여기에 오버레이 되는 걸까. 

 


 이런 일이 벌어진 참에 일본에서 일어난 일들은 왠지 잘 주목되지도 않았다. 일본에서 일어난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일본우익단체의 망발망동, 그리고 야스쿠니에 방문하는 것조차 저지당한 민주당 이종걸 의원 외 3인의 기사는 예상했던 대로인지라 그리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위안부할머니들 집회때 일본의 우익인사가 전범기를 뿌리며 망발을 했던 것도 왠지 충격적이지 않다. 언제든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이었고 그게 이제 일어난 것일 뿐이다. 하지만 다시는 또 반복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하지만 다들 알아뒀으면 한다. 일본인들 대다수는 저들 우익인사들과 같지는 않다. 동북아시아에서 더 이상의 갈등의 요소로 남은 국가의 국민이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다만 현 자민당의 경제정책의 성과, 그리고 발전 가능성에 지지를 보낸 것이다. 오랜 기간 저성장에 짓눌려 살고 있는 그들의 삶을 바꿔보려고 자민당이 아닌 민주당을 들여세웠었지만, 정치권이 국민들의 삶을 돌아보지 않는 건 여전했었기에 다시 자민당이 집권하게 된 것이다. 지금 그들도 우리와 비슷한 상황, 누가 집권하든 달라지는게 없는 정치적 한계를 절감하고, 그나마 일본의 부흥을 다시금 외치는 당에 표를 던진 것 아니겠는가. 


 한국의 정치적 상황도 그에 비교하면 그다지 다를게 없다. 왠지 민주당이 집권하면 주머니에 돈이 안들어올 것 같으니 새누리당에 투표했다는 소리를 듣고 아연실색한 적이 있었다. 그 결과가 어떠한가. 이번 정부가 출범한 후 그들이 한 것이라고는 '지들이 싼 똥 치우느라 다 보낸 것 뿐'이라며 냉소섞인 말을 던지는 이들이 한 둘이 아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집권했을 첫 해에도 그랬건만, 어째 이번 정부는 집권한 지 한 해가 미처 지나가지도 않았는데 전 정권보다 더하게 느껴진다. 과연 올해는 어떻게 지나갈 것인가. 



Posted by Cybercat
Thoughts2013. 8. 14. 02:15





1945년 9월 2일 일본 외무대신 시게미쓰 마모루가 USS 미주리에서 항복 문서에 서명하고 있다.
(출처: 위키백과 http://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e/e5/Shigemitsu-signs-surrender.jpg)




히로히토 일왕이 일본의 공식적 패전을 선언하는
大東亜戦争終結ノ詔書(대동아전쟁종결의 조서) 음성파일



 광복절이 공휴일이다보니 이 날을 끼고 휴가를 내준 사업체들이 많은가보다. 가족들도 그렇고 친구들도 모두 이 시기에 여기저기 떠나고 있다. 올해는 유난히도 끔찍하게 더운데다가 그다지 휴일도 많지 않은데, 게다가 광복절 공휴일까지 끼고 휴가를 받는 유리지갑 샐러리맨들이 불쌍하기만 하다. 


 어쨌거나, 민족의 명절 광복절이다. 비록 우리의 힘만으로 얻어낸 광복은 아니지만, 끝까지 저항하던 우리들의 선조들 덕에 오늘날의 우리가 존재한다. 비록 당시의 지식이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진영으로 첨예하게 갈리기 시작했던 만큼 조국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은 우리들의 선조들은 정치적 색깔을 불문하고 끝까지 일제와 싸워왔다. 


 그리고 오늘날의 우리가 있다. 30대 이상은 역사수업을 통해 일제치하의 역사와 광복의 의미를 공부했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유난히 언론에서 크게 떠드는 경향도 있긴 하지만, 수학능력시험의 선택과목이란 이유로 암기할 것이 많은 역사는 학생들로부터 외면받은 결과 그들에게 우리의 역사는 그저 알아도 되고 몰라도 되는 것이 되어버렸다. 


 역사를 모르면, 잘못 알면 어찌되는지 그 사례를 보여주는 나라가 바로 옆에 있다. 일본이다. 일본은 번번히 역사의식문제로 동북아시아 국가들과 첨밀히 부딪혀왔다.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일제가 어떠했는지는 알지만 일제에 점령당한 국가의 국민들의 삶이 어떠했는지 그 만행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나마 최근 한국문화에 대해 알고자 하는 많은 일본인들은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갈등, 독도문제 등에 대해 매우 자세하게 알고자 노력한다. 대체로 분명한 입장을 취하고자 하는 모습은 잘 보이지 않지만 그게 어디인가. 이건 민간외교의 발군의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 부디 이 성과가 한일 양국간 좋은 관계로 이어져 나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광복절에 관한 문서를 모아봤다. 이 날은 어떤 날인지에 대해 기술해 놓은 문서들을 읽으면서 가물가물했던 역사상식을 다시 한 번 뚜렷하게 만들어 보고자 한다.  


 


※이 포스팅은 꾸준히 증편해 나갈 계획. 


Posted by Cybercat
Thoughts2013. 8. 14. 01:36




마포형무소 1945년 8월 16일 오전9시

일제에 의해 감금되었던 독립운동가들이 일제히 나와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있다.

(출처: 위키백과, http://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d/d7/Prison_Release_of_Korean_activists.JPG)



 8월 15일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한국은 제국주의 일본의 추악한 지배로부터 벗어난 것을 다시금 마음속에 되새기고 있는 분위기다. 그런데 매년 있는 광복절이건만 올해는 유난히도 인터넷과 각종 매체에서 더욱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분위기다. 광복이후 68주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65주년이기 때문일까. 사실 그보다는 여전히 우리안에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 일본정치의 극우화에 대한 분노와 걱정이 그 주요원인일 것이다. 매년 반복되는 갈등이지만 해를 거듭해갈 수록 더욱 악화일로란 생각이 든다. 

 2013년 8월은 어떠한가. 지난 달 일본 참의원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을 거두었다. 그 덕에 아베 내각은 본격적으로 평화헌법에 손을 보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평화헌법의 주요 골자는 군대를 두지 않고 전쟁을 할 수 없도록 못박아 둔 헌법9조[각주:1]에 있다. 아무도 그 궁극적인 목적이 어디 있는지 알지 못한다. 다만 아베 신조를 비롯한 극우성향의 정치인들이 번번히 내비친 과거 제국주의 일본의 미화 작업은 변화의 방향이 대강 어느쪽으로 향해있는지 가늠하게 해줄 나름이다. 


 또한 일본으로써는 패전일인 8월 15일에 야스쿠니 신사에 총리를 위시한 많은 정부각료, 국회의원 등이 참배를 하느냐의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이종걸, 이상민, 문병호 민주당 의원 3인은 15일 당일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하여 공식적으로 항의할 계획[각주:2]이라고 한다. 기사에 지적된 대로 극우성향을 지닌 일본인들이 대동단결하는 자리인 만큼 이들의 신변안전도 걱정이지만, 무엇보다 일본의 반성을 이끌어 내는데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게 될지 두고 볼 일이다. 사실 일본에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 해도 그다지 크게 이슈화되는 일이 적었기에 오히려 아예 대놓고 큰 일(그렇다고 사람이 죽는 일까지는 아니고)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대내적으로는 종군위안부로 끌려가 갖은 폭행을 당했던 위안부할머니들의 처우, 국가유공자들의 처우개선, 친일파 처리문제 등이 정치사회적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북한 공산정권의 수립으로 인해 정부 수립이 급했던 상황이었는데 그 자리에다 돈많고 배웠다는 친일 인사들을 그대로 갖다 꽂아 놓은게 이때까지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일제치하에서 저항하면서 갖은 고초를 당했던 이들이 오히려 외면당하고, 친일후손들은 돼지처럼 그 세를 불려갔다.


 여전히 한국정부는 외교관계 운운하면서 위안부할머니들과 국가유공자들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 연일 일본대사관 앞에는 경찰들이 출동해있고 매주 수요일마다는 위안부할머니들과 시민들이 함께 일본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 정부는 역사앞에 떳떳한 것보다 외교적 손해의 리스크가 더 크게 보이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건 친일파후손재산환수에 있어서 진일보한 판결이 나와서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역사 청산. 한국이든 일본이든 역사 청산이 필요하다. 지난 것들을 어쩌겠냐마는, 잘못된 것들, 잘못한 것들은 잘못됐고 잘못했다고 지적하고 그것을 역사에 바로 기록하고 가르쳐야 한다. 역사를 가르치는 목적은 과거로부터 현재를 배우고 올바른 미래를 설계해 나가기 위해서이며, 그 과정으로부터 얻은 지혜로 과거에 저질렀던 잘못을 다시는 범하지 않도록 하는데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2013년 오늘을 살고 있는 한국인과 일본인은 과거에 묶여 아둥바둥하지 않고 더욱 나은 미래를 설계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1. 일본 특유의 평화주의를 대표하는 헌법 조항은 일본국 헌법 제 2장 9조에 기술되어 있다. 일본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 평화를 성실히 희구하고, 국권의 발동에 의거한 전쟁 및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히 이를 포기한다. 전항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하여 육해공군 및 그 이외의 어떠한 전력도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의 교전권 역시 인정치 않는다. [본문으로]
  2. 이종걸 등 민주당의원 3명, 광복절 야스쿠니 방문 당일 일본 좌·우 인사 집결… 일각에선 신변안전 우려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입력시간 : 2013.08.13 15:44:21 http://news.hankooki.com/lpage/politics/201308/h2013081315442121060.htm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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