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y/Scraped2013. 8. 28. 23:44



What If Girls Were Internet Browser?
소녀들이 만일 인터넷 브라우저라면 어떤 모습일까?



이 사진을 찍은 Viktorija Pashuta가 오랜 기간동안 품어온 기상천외한, 하지만 매우 창조적인 궁금증입니다. 

마침 Fashin Affiar Magazine의 협찬을 통해 각 인터넷 브라우저의 독특한 요소, 색깔, 그리고 모습을 현실로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하네요. 그녀의 작업은 인터넷 5가지의 잘 알려진 인터넷 브라우저를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Pashuta는 단순히 모델들에게 각 인터넷 브라우저의 색깔만 입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의상, 신발, 악세사리, 비율, 그리고 포즈를 통해 각 브라우저의 스타일을 반영하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Pashuta의 브라우저를 표현하려는 목표는 다음과 같았다고 하네요.

음...공감이 가시는지요?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현란한 느낌







파이어폭스는 섹시하게, 오페라는 우아하게






크롬은 실용적인 느낌, 그리고 사파리는 트렌디한 느낌. 



Petapixel과 Pashuta의 홈페이지 댓글에는 오페라의 연출에 호응이 더욱 강렬하네요.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시길 


패션 포토그래퍼 Victorija Pashuta의 공식 홈페이지
(※모든 이미지는 본 홈페이지의 것을 사용했습니다. No Copyright Infringement intended)

http://pashutaphotography.blogspot.kr/2013/08/what-if-girls-were-internet-browsers.html


Petapixel의 소개글

http://petapixel.com/2013/08/27/high-fashion-photos-depict-models-as-the-five-major-internet-browsers/


Posted by Cybercat
Photography/Scraped2011. 3. 23. 10:00


“The World’s Next Top Models” photographed by Steven Meisel for Vogue, May 2007

Lily Donaldson, Hilary Rhoda, Sasha Pivovarova, Doutzen Kroes (on ladder), Caroline Trentini, Raquel Zimmerman, Jessica Stam, Chanel Iman (on ladder), Coco Rocha and Agyness Dean


The twelve most photographed models of 1947 by Irving Penn

Meg Mundy, Marilyn Ambrose, Helen Bennett, Dana Jenney, Betty McLauchlen (on ladder), Lisa Fonssagrives, Lily Carlson, Dorian Leigh (on floor), Andrea Johnson (seated), Elisabeth Gibbons, Muriel Maxwell (in black) and Kay Hernan.

 한때 American Next Top Model을 즐겨 시청했었던 저로써는 이 두 사진이 참 반갑기만 합니다. 아직 제가 잘 모르는 인물들인건 여전하지만 이런 무대장치만으로도 멋진 사진을 연출해낼 수 있다는건 정말 사진을 하는 사람에게는 더할나위없는 영광스런 순간이겠지요. 음...그런데 위 사진은 왠지 타이라가 진행했던 American Next Top Model에 삽입된 단체사진같은 느낌인건 왜일까요. 분명 Vogue에 실린 사진인데...(아시는 분은 댓글좀...) 반면 어빙 펜의 1947년도 사진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조금 더 많은 이야기를 하는 듯 합니다. 분위기를 봐서는 스티븐 메이셀의 작품은 어빙 펜의 오마주(hommage)임이 분명한데 말이에요. 뭐...오마주 작품이라고 해도 완전히 똑같을 필요는 없으니 건너뛰도록 하지요. 

 위 두 사진은 단순히 컬러냐 흑백이냐란 차이부터 시작해서 패션의 경향, 과거와 현재 모델들의 특징, 사진이란 매체를 대하는 사진작가와 모델들의 태도 등 복잡한 내용들이 담겨있는지라 단순히 사진에 관한 이야기 말고도 더 많은 이야기들을 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왜 60년이나 지난 오늘날에 비슷한 사진을 찍게 되었는지도 궁금하고 이런 오마주 작품들을 통해서 내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일단 위의 2007년도 사진을 추적해봤습니다. 어디있는고 하니 아예 "the world`s next top models"라는 사이트를 차려뒀더군요. 그리고 Vogue를 통해서 위의 사진이 표지로 나갔었습니다. 

표지사진으로 사용되는만큼 어빙 펜의 사진에서 도리안 리가 바닥에 누운 것처럼 다양한 포즈를 화면 전체적으로 취하긴 힘들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표지사진을 통해서 그녀들의 모습이 분명히 전달되려면 포즈도 다소간 제한적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아래의 어빙 펜의 사진은 Christe`s라는 예술품 경매 사이트에서 더 나은(하지만 작은) 사진을 구해볼 수 있었습니다. 큰 사진을 보시려면 크리스티 경매사이트의 어빙 펜 페이지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자그마치 이 사진이 $11,250이나 하는군요!


이 사진은 American Vogue, May 1 1947에 실린 사진이라고 합니다. 젤라틴 실버프린트(Gelatin Silver Print) 13 x 15 7/8in. (33 x 40.3cm.)크기면 생각했던거보다 그다지 크진 않네요.

The extended caption to this image in Moments Preserved explains: 'When American women think of clothes, beauties like the twelve shown here are responsible for the way they think, the way they want to look, and the dollars they spend. These are the models whose elegant bones and immaculate heads appeared most often in the fashion photographs of the decade 1937-1947 -- subtle symbols of the clothing business, the third largest industry in America. Their faces are known to millions; their talents to the few that work closely with them. Each of these girls, professional to the fingertips, has besides looks a developed sense of the source of light and how to appraise her position in that light. For this picture, the group was loosely composed and each model fell instinctively into a characteristic attitude. Out of the twenty-nine shots made in an atmosphere of polite jockeying, this one seemed the best.'

Moments Preserved에 실린 이 사진의 설명이 있어 번역해봅니다.
"미국 여성들이 옷에 대해 생각할 때, 여기 열 두명의 미인들이야말로 옷을 생각하는 방식, 치장하는 방식, 그리고 옷에 쓰는 돈에 대해 책임이 있다. 우아한 자태과 흠없는 머리 치장을 한 이들은 1937~1947년의 10년간 패션사진의 주류 모델들이며 미국의 세번째로 큰 산업인 의류사업의 신비로운 심볼들이다. 그녀들의 얼굴은 수많은 이들에게, 그리고 재능은 함께 일한 이들에게 잘 알려져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프로페셔널한 이 소녀들은 각각 조명에 대한 발전된 남다른 감각과 그 조명에 대해 자신의 위치를 어떻게 평가할 지를 알고 있다. 이 사진에서 그룹은 느슨하게 구성되어있으며 각 모델은 본능적으로 개성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진지한 분위기에서 위치를 바꿔가며 29장의 사진을 촬영한 끝에 나온 이 사진이 가장 좋아보인다."


사진촬영을 하면서 항상 느꼈던 건데 정말 모델은 아무나 하는게 아닙니다. 그저 얼굴과 몸매가 좋다고 해서 되는게 절대로 아니란겁니다. 카메라를 다른 이들보다 좀 빨리 잡은 덕에 사진에 자신의 모습을 담고자 하는 여자분들을 몇몇 만나보기도 하고 사진촬영에 임하기도 했는데 정말 진짜 모델은 빛의 방향, 주변 분위기, 자신의 자세까지 사진작가가 채 주문을 넣기도 전에 포즈를 취합니다. 물론 사진작가와 모델간의 인터랙티브하면서도 역동적인 작업 과정을 통해 모델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사진작가의 주문가운데 녹여내 멋진 화면을 만들어내지요. 저는 아직 경험해본 적은 없지만 (아마추어로써 비슷한 경험은 몇 번 해보긴 했죠) 정말 프로들의 세계에서 한 번 이런 촬영을 해보고픈 생각이 절실해지게 만드는 사진입니다.
Posted by Cybercat
Photography/Scraped2011. 3. 23. 09:00

  


Nicole Kidman as Mrs Charles E Inches by John Singer Sargent (1887) - Vogue by Steven Meisel, June 1999


 


Mrs Charles E Inches by John Singer Sargent, 1887


  사진이 회화의 영역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가에 대한 학술적인 논의는 차치하고서라도 이런 작업은 단순히 Vogue와 같은 잡지의 요청때문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사진에 있어서 회화적인 시도는 구시대적인 발상인 것 처럼 치부되는 경향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사진이란 매체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서 순수하게 사진만의 예술영역을 발전시켜온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오늘날을 사진이 우리의 삶 가운데 가지는 비중과 역할을 따지다보면, 그리고 그 사진들이 예술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사용되는 형태를 돌이켜보면 점점 이것이 회화인지 아니면 순수한 사진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사진이 디지털시장으로 거의 완전히 재편되다시피한 현실에서 사람들이 생산해내는 사진예술작품은 단순히 사진만으로 구성되는 일보다는 더욱 창의적인 방법으로 사진을 이용하는 경우들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사진의 시각적 구성과 회화적 기법을 혼용한 작품들은 우리의 시각적 탐미를 더욱 깊게 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지금까지 경혐했던 그런 작품들은 다시 사진으로 재창조되어 우리에게 접근하는 일이 그다지 많지 않은게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엔 갤러리같은델 거의 가보질 못해서 확신을 가지고 말하긴 힘들지만...어쨌거나 그런 맥락에서 위 사진을 다시 봅니다. 

 1887년도에 제작된 초상화를 사진, 그리고 명배우를 통해 재현했다는 것, 그리고 그 방식이 사진이고 또한 패션잡지를 통해 사람들에게 공개되었다는 것. 르네상스가 고대지식의 재해석과 재창조의 의미를 지녔다면 이런 사진은 회화적 가치를 사진에서 다시 찾는 사람들의 복고주의, 더 정확히 말하자면 과거의 예술에서 더욱 큰 가치를 느끼거나 추억하는 이들의 감상의 잔여물이 아닐까 합니다. 확실히 저도 최근의 작품들보다는 70~80년대에 제작됐던 것들에 추억이란 조미료를 가미해서 음미하고 있긴 하거든요. 소위 빈티지(Vintage)라는 것은 카메라기술이 고도화되면 될수록 더 극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디지털카메라기술과 최고의 렌즈들만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사진이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빈티지 스타일의 사진에 더욱 감정을 쉽게 이입하는듯 하고 그 현상은 다시 주류사진예술계에 이미 영향을 주게 마련이겠죠.

 확실히 예술은 감정이 이입되지 않는 난해한 것일수록 사람들이 찾게 되질 않는 것 같습니다. 예술의 대중성을 말하자면 대중성이야말로 예술이라고 부르짖었던 팝아트예술가들만큼이나 저도 대중성없이는 예술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만, 사실 대중성이 존재하기 전에 예술가들을 통해 세상에 빛을 드러내고 서서히 우리 삶에 퍼져들어가게 되는 만큼 대중성이 배제된 작품들도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문제는 그걸 이해하는데 얼마나 걸리느냐는건데 이미 우리 역사상 많은 예술가들의 회화작품들이 그들의 사후에 세상에 재조명되는 일들이 많았던 만큼 우리들의 사진예술도 그런 전철을 밟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실제로 갤러리에서 공개됐던 너무나도 멋진 예술품들이 사람들의 눈에 넉넉히 노출되고 평가받기도 전에 1주일만에 사라지는 요즘이니 아쉽고 아쉽지요.

 그나마 사진예술은 디지털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오프라인갤러리뿐만이 아닌 온라인에서도 넉넉히 사람들에게로의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프린트된 것과 모니터를 통해서 보는 것과의 차이를 아는 분들은 아실겁니다. 일례로 고흐의 작품을 모니터로 봤을때, 도감을 통해 봤을때, 실제로 봤을때의 느낌이 마치 같은 빅맥을 터키, 한국, 미국에서 먹는것마냥 천지차이의 맛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걸 미뤄봤을 때 단지 사진예술이 디지털화되어 모니터상에서만 존재케하는 우(愚)는 범해서는 안될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모니터를 통해서도 좋은 평을 받은 사진은, 아니면 자신이 생각하기에 반드시 프린트해야할 사진이라면 꼭 프린트하고 섬세한 후보정과정을 거친 후에 마지막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물론 프린트에서만 그치는게 아니라 액자 작업까지 하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요.

 어쨌거나 저도 니콜 키드먼과 같은 배우와 함께 이런 멋진 작품활동을 해보고 싶네요.
Posted by Cybercat
Photography/Scraped2011. 3. 22. 21:34

최근엔 해외 블로그 사이트인 tumblr를 통해서 해외의 많은 사진애호가들이 업데이트해주는 사진들을 즐겨 보고 있습니다. 일단 팔로우해둔 블로거들이 대부분 여성들인지 조금은 여성분들이 좋아하는 사진들이 비중이 크긴 하지만 간혹가다 제 눈을 사로잡는 이런 사진들이 올라와서 한 번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텀블러에서도 보고 reblog하면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에도 자동으로 게재된 이 사진은 아직까지도 누가 찍었는지 확인을 못했지만 사진속의 모델은 Dorian Leigh라는 이른바 세계최초의 수퍼모델이라는 것만큼은 확인했습니다. 모델인지라 인터넷 상에 올라와 있는 사진들은 오뜨 꾸띄르와 잡지 사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도리안 리의 뛰어난 표현력 그리고 그걸 멋지게 잡아낸 사진작가들의 작품들을 찾아보노라니 시간이 가는줄도 모르고 있었답니다.

특히 위 사진을 봤을 때 '좋은 사진이란 이런 것이다'란 생각이 바로 스치고 지나가더군요. 좋은 사진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딱히 뭐라고 말씀드리기 힘든게 사실이지만 배운대로 말하자면 '주제가 명확히 전달되는 사진'이지 싶습니다. 물론 풍성한 색감과 화면내 기하학적인 배치 등등 중요한 이야기들을 써내려갈 수도 있겠지만 저로써는 '첫 눈에 반해버리는 사진'이 정말 좋은 사진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사진들은 카메라를 이용해서 '찰나의 순간'을 잡아내 시간 너머로 사라지는 순간을 아름답게 담아냈다는 평을 받지요. 모든 순간이 위 사진처럼 표현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정말 그건 카메라를 잡은 사람의 능력에 달려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모델들이 항상 고생하면서 촬영에 임하는 건 주지하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저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얼마나 많이 점프를 했었을까요? 역시 프로페셔널들은 다르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상업사진이지만 예술적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 사진을 담는다는 정신은 우리가 정말 목숨걸고 배워야 할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결코 상업이란 이유로 예술을 포기해서는 안되는 겁니다.



도리안 리의 장난기가 가득 흘러넘치는 모습. 일련의 사진이 있는데 이 사진이 가장 유명하더군요. 한참을 보다보니 저게 토끼귀장식인지 아니면 당시에 유행했을듯한 리본 장식인지 잘 모르겠네요. 그러면서도 설마 토끼귀는 아니겠지 하고 있답니다.



아직도 많은 여성들이 흠모하는 스타일이지 싶습니다. 챙이 넓은 저 모자는 재작년 여름 한국에서도 꽤나 유행했던듯한데요...확실히 챙이 넓은 모자는 엘레강스한 연출을 하기에 부족합이 없는 듯 합니다. 다만 누가 쓰느냐가...^-^;;; 그리고 뒤에 있는 그림은...피카소의 작품인가요?




제가 맘에 들어하는 또 하나의 사진입니다. 이 사진에서 도리안은 배경에 놓인 꽃병의 꽃처럼 활짝 아름답게 피어난 느낌을 주는군요. 사진을 찍으면서 모델은 자신이 어떻게 나오는지 철저히 연구하고 또 그렇게 연출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래에서도 한 번 더 소개하게 되겠지만 명화에서나 보는 장면을 사진으로 연출하는 경우가 초창기의 카메라가 사용되던 시절에는 많았다고 하는데요, 사진기술이 현저히 발전한 도리안의 시절에도 그련 경향은 여전했던 듯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료를 찾아봐야겠어요.


또 다른 챙넓은 모자의 사진. 전체적으로 검은 복장인지라 밋밋할 수도 있는데도 도리안 리는 훌륭하게 표현해냈군요.



흠...당시 사교계에서는 담배피는 여자가 많았을테니...담배연기, 안개, 구름등의 형태는 사진작가들에게 참 많은 영감을 불러넣는 듯 합니다. 사교계 여성의 장식을 하고 담배를 피고 고개를 돌리지 않은채 뭔가를 응시하는 도도한 표정. 그리고 절제된 조명. 분명 붉은 립스틱과 매니큐어를 했을 터, 그녀의 손가락 사이에는 담배가 그리고 입술로부터는 하얀 담배연기가 굴뚝에서처럼 흘러나옵니다. 도발적인 이미지의 연출이 맘에 듭니다.



정말 이 사진은 숨이 막힐 정도로 완벽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화면에 담긴 모든 피사체들의 질감이 손에 만져질듯한 느낌이 드는 사진을 만나보기란 정말 힘들거든요. 사진에서는 시선의 처리란게 중요하다고 하는데 여기서 도리안의 시선은 아래 1층으로, 그리고 토르소들의 시선방향도 그에 일치되면서 사진 밖을 상상하게 만드는 사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사진은 사진에 담긴 것만으로도 사진에 담기지 않은 것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는 역설적인 말들이 생각납니다. 예컨대 좋은 사진은 사람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어야 한다는거죠.



갑자기 컬러 사진을 보게 되니 뭔가 다른 느낌이 드네요. 그런데 이 사진...컬러사진이 없었을 시기의 것일텐데...하단에 보면 1946년도판이라고 나와있군요. 


흑백사진의 매력이라면 다채로운 색의 정보를 배제한 채로 복합적인 선과 면의 교차만으로 모든걸 깔끔하게 표현해낼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차가워보이는 점도 있겠지만 여전히 흑백으로 표현하는 것이 사람의 눈에는 조금 더 이성적이면서도 진지한 느낌을 주는 듯 합니다. 물론 흑백사진중에도 사람의 마음에 이 사진처럼 풍성한 느낌을 주는 것들이 훨씬 많지요.



이 사진도 도리안 리의 사진이라고 하는데 도리안 리의 각선미를 한층 부각시킨 사진이네요. 사진사에서 페티시즘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란 생각이 들긴 했었는데 아마 사진이나 그림이나 모두 '나만 본다'란 점이 공통이기에 그렇게 되는게 아닐까 합니다. 여기서도 뭔가...담배를 피고 있는 듯 하군요.


찰스 제임스(Charles James)를 입은 도리안 리(Dorian Leigh, 왼쪽에서 네 번째), 1947년 <보그> 6월호, Photograph by Cecil Beaton, Courtesy of the Cecil Beaton Studio Archive at Sotheby's,
© Condé Nast Publications Inc

도리안 리가 나온 사진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이 사진입니다. 뉴욕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기념전시회인 "시대의 뮤즈, 모델"이란 전시회에서 이 사진이 소개됐다고 하는군요. 보그라든가 배니티 페어같은 잡지의 사진들로부터 종종 보이는 기획처럼 보이는데 사진을 그림으로 이용한 케이스라고 할까요. 하지만 그 시도란게 지금와서는 오히려 더 신선하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사진이 회화의 도구로 이용되는걸 거부하며 순수사진예술만을 추구하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지만 최근 수년간 사진의 영역을 넘어 다양한 표현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들을 많이 봤었습니다. 참 사진이란 대단한 것 같습니다.



Posted by Cyberc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