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13. 11. 12. 18:01





 "21세기 중국이 세계를 주도할 것인가"란 주제로 토론을 진행해 큰 주목을 받았던 뭉크 토론회(Munk Debate)에서 회원들에게 반가운 연락을 해왔다. 다가오는 11월 15일 저녁 7시부터 8시 반, 그러니까 한국 시간으로 11월 16일 오후 5시부터 6시 반까지 새로운 토론을 진행한다. 이번 토론 주제는 "The End of Men"(남자의 종말)에 관한 것이다. 회원들은 유·무료 회원여부를 불문하고 무료 인터넷 중계를 볼 수 있다. 회원에게 발신되는 전용메일에 첨부된 링크를 통해 이메일 주소를 등록하면 생중계 이전에 회원에게 이메일로 생중계 채널 정보를 알려줄 것이다. (※메일이 전송된 시기는 16일 오전8시경이었다. 미국시간은 도대체 알아먹을 수가 없다. _-;;;)


 이날 패널로는 "The End of Men"을 저작한 Hanna Rosin과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 Maureen Dowd가 현대사회 전반에 걸친 남성의 권력과 위상의 감소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다. 반대 패널로는 How to be a Woman의 저자 Caitlin Moran과 Foreign Policy와 Prospect로부터 "세계 100대 지식인"중 하나로 손꼽히는 Camille Paglia교수가 참여한다. 

 토론을 시청하기 전에 TED에서 Hanna Rosin이 자신의 저서와 같은 제목으로 강연을 한 영상을 시청하는 것도 좋겠다. Subtitle을 한국어로 설정해놓으면 한국어 자막이 나오므로 편하게 볼 수 있다. 



[출처] http://hannarosin.com/hannas-ted-talk-on-the-end-of-men/



반대 패널로 참여하는 Caitlin Moran의 영상은 없지만 그의 개인 홈페이지가 있으므로 간략히 참고해 볼 만 하다. 


http://www.caitlinmoran.co.uk/index.php/category/blog/



토론은 아마도 여성 위상의 상승, 그리고 남성의 자리를 대체하는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와 남성들의 상대적 박탈에 대해 격론이 오고 갈 것이다. 단순히 생각해봐도 우먼파워가 상당히 강해지긴 했지만 그게 남성의 종언을 선언할 만큼 현저한 것인지 언뜻 느낌은 잘 오지 않는다. 적어도 구조적 변화에 있어서는 동의할 수 있긴 하겠지만 말이다. 


남자로서 다소간 섬뜩하게 느껴지는 주제이긴 하지만 현대사회에 있어서 남성과 여성의 역할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Posted by Cybercat
Thoughts2013. 11. 12. 13:50



카르마 경영

저자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출판사
서돌 | 2005-09-12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카르마-인생은 마음에 그리는 대로 이루어진다.카르마는 업(業)이...
가격비교


조금 전에 이나모리 카즈오의 "카르마 경영"이란 책으로 서평을 올렸다. 책 내용에 대한 서평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온 세상에 들어볼 수 있을 만한 좋은 말들은 정말 많이 모아놓은 책이기에 버릴 수 없는 내용들을 조금이라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아버지께서 이 책을 권하신 이유는 그 좋은 말들 때문이 아니었을까 늦게나마 짐작해본다. 


이나모리 카즈오가 생각한 현대는 자본주의에 의해 개인화되고 개인의 영달을 위해 이기주의적으로 사는 것이 합리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세상이다. 이와 같은 인식은 21세기를 앞두고 세계화를 부르짖던 시대에 많은 지식인들이 우려하던 내용과 동일하다. 그 시대를 20대로 살아온 나도 이기주의가 팽배한 세상의 직간접적인 피해자이자 가해자이기도 하다. 


연탄재를 비웃지 말라던 어떤 시인의 부르짖음에서 알 수 있었던 것 처럼 우리는 참 뜨겁게 누군가를 사랑하기가 힘든 세상에 살고 있다. '나'만이 존재하고 '나'만이 보이는 것의 전부이다보니 '너'가 없고 '나와 다르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구조 속에서 서로를 할퀴며 살고 있는 게 우리네 모습이다. 이는 유사문화권에 속해있는 일본과 한국이 공통적으로 겪은 것이다. 


그는 이런 이기적인 세상에서 성공한 유별난 사람중 하나다.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경영인 세 명 가운데 하나로 손꼽힐 정도라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 셋 중에서도 가장 나은 사람이다. 치밀한 자기성찰, 인생 전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 이타적인 사상으로 남을 이롭게 하고 더 나아가 세상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그의 삶이 담긴 이 책을 읽을 때 어느 누가 감동하지 않을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사고방식에 대한 그의 생각이었다. 


인생(일)의 결과=사고방식×열의×능력


이 등식을 보여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방식이라고 역설한다. 열의와 능력은 항상 양의 값을 지니지만 사고방식만큼은 음의 값을 지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등식은 곱셈으로 이뤄져있어 사고방식이 음의 값, 즉 부정적이라면 결코 인생의 결과는 양의 값을, 긍정적인 결과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책 전반에 걸쳐 거짓말 하지 않기, 타인에게 피해주지 않기, 정직하게 행동하기, 욕심 부리지 않기, 자기 것만 생각하지 않기 등 어린 시절에 선생이나 부모에게 배웠으나 어른이 되어서는 잊어버리고 마는 단순한 규범들을 경영지침으로 삼아 성공의 길로 나아갔다. 그는 결코 경영학도나 세라믹에 정통한 공학도가 아니었음에도 교세라라는 최고의 세라믹 기업을 경영한 이다. 힘들고 어려울 때 야쿠자와 같은 조직 밑에서 일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고 하지만, 모두 부동산에 투자하며 일확천금을 누릴 때 유혹도 많았지만 그는 '정직하게 땀흘려 일해 버는 것'만이 정도(正道)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기본에서 만큼은 타협하지 않는 그의 자세가 지금의 성공신화를 만드는 배경이었던 것이다. 


일본도, 한국도 돈을 좇아 가다 실패한 사람들로 수두룩하다. 많은 경영인들이 돈이 몰리는 곳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며 돈과 권력을 얻기 위해서라면 신의성실함을 버리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그 가운데 많은 노동자들은 고통을 겪고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러나 그가 경영했던 교세라와 KDDI는 건실한 기업으로 서있다. 그 기업의 노동자들이 얼마나 행복하게 사는지는 이 책을 통해 알 도리가 없으나, 튼튼한 기업 가운데 충분한 복지를 누리며 살고 있을 것임은 분명하다. 


개인의 통찰이 공동체의 성공으로 이어지기는 정말 힘든 일이다. 나 한 사람을 온전히 만들기도 힘든데 작게는 십수명, 크게는 몇만명에 달하는 기업의 노동자들 모두가 함께 뜻을 모아 전력으로 달리더라도 성공할까 말까한게 오늘날의 현실이다. 그러나 이나모리 카즈오는 보편적인 도덕을 기준으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룰을 세워 일관적으로 회사를 경영하며 존경을 받는 경영인이 되었다. 뿐만아니라 사회에도 그 열매를 환원할 줄 아는 지혜를 보여준다. 이 모두 현대 사회가 기업에 요구하는 기본적인 덕목이며 이나모리 카즈오는 벌써 수십년전 부터 이를 실천해왔다. 


아버지께서 이 책을 권하신 건 이러한 삶의 자세를 자식들에게도 배우게 하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비록 아버지의 아들 딸은 지금은 별볼일 없는 상태이긴 하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은 나는 이 책을 통해 배운 것을 삶을 통해 실천하며 이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고 싶다. 부모님의 입장에서 자식의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것 만큼 기쁘고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 


Posted by Cybercat
Books2013. 11. 12. 12:32




부도밭을 지나며


-정호승




사람은 죽었거나 살아 있거나


그 이름을 불렀을 때 따뜻해야 하고


사람은 잊혀졌거나 잊혀지지 않았거나


그 이름을 불렀을 때 눈물이 글썽해야 한다


눈 내리는 월정사 전나무 숲길을 걸으며


누군가 걸어간 길은 있어도


발자국이 없는 길을 스스로 걸어가


끝내는 작은 발자국을 이룬


당신의 고귀한 이름을 불러본다


부도 위에 쌓인 함박눈을 부르듯


함박눈! 하고 불러보고


부도 위에 앉은 작은 새를 부르듯


작은 새! 하고 당신의 이름을 불러본다


사람들은 오늘도 검은 강물처럼 흘러가


돌아오지 않지만


더러는 강가의 조약돌이 되고


더러는 강물을 따라가는 나뭇잎이 되어


저녁바다에 가닿아 울다가 사라지지만


부도밭으로 난 눈길을 홀로 걸으며


당신의 이름을 부르면 들린다


누가 줄 없는 거문고를 켜는 소리가


보인다 저 작은 새들이 눈발이 되어


거문고 가락에 신나게 춤추는 게 보인다


슬며시 부도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내 손을 잡아주는


당신의 맑은 미소가 보인다




※부도(浮圖): [불교] 덕이 높은 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넣고 쌓은 둥근 돌탑.


Posted by Cybercat
Books2013. 11. 12. 12:15



카르마 경영

저자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출판사
서돌 | 2005-09-12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카르마-인생은 마음에 그리는 대로 이루어진다.카르마는 업(業)이...
가격비교글쓴이 평점  




이나모리 카즈오(稲盛和夫) 전 교세라 회장의 「카르마경영カルマ経営」을 읽었다. 원래는 아버지께서 동생에게 먼저 읽으라고 권해주신 책인데 동생이 영 읽을 시간이 안되다보니 내게 왔다. 삼성의 누가 읽었네 CEO들이 강력추천한다네 하는 그럴싸한 겉포장이야 경영일반서적이 갖춰야할 덕목인 듯하다. 경영, 경제와 같은 실용학문과는 거리가 먼 아버지께서 어쩌다 이 책을 집으셨는지는 도통 말 수가 적으신지라 알 길은 없다. 하지만 왠지 우연히 집어 읽었던 책으로부터 상당한 통찰력을 얻으신 덕에 평생 안하셨던 독서권장을 하신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아침부터 단숨에 읽어내려 두 시간 반 정도에 다 읽을 정도의 밀도를 가진 책이다. 중반 이후로부터는 거의 동어반복에 자신의 경험을 덧붙여서 강조하는 식의 내용이며 나중에는 은퇴후 불교에 귀의하면서 깨달은 점을 설파한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경영인들이 왜 많이 읽었는지 알 것 같다. 서양의 경영일반지침서들이 알려주는 경영의 정도(正道)와는 다른 동양적인, 자기성찰적인, 불교적인 내용들로 가득하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자기정진, 조화, 이타성 등 개인적인 윤리, 도덕적 성장의 차원을 회사라는 공동체를 너머 전인류에게까지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자 한다면 성공한다고 이나모리 카즈오는 독자들을 설득한다. 과연 개인과 자회사만의 이익을 도모하는 대다수의 기업주들에게 새롭고 신선한 길을 제시하는 책이었다. 하지만 세상에 돌아다니는 온갖 좋은 말들은 다 여기다 가져다놓은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한 편에서 느낀건 여전히 그가 구시대적인 시각에서 노동과 개인의 행복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나모리 카즈오는 과거 일본인들이 가졌던 근면성을 상기시키며 '열심히 일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기정진이며 행복을 향한 길'이라고 주장한다. 심지어 정시퇴근하고 안락히 노는 것을 비판하며 그것으로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고까지 한다. 그것은 이나모리 카즈오 개인의 경영인으로서의 성공에 대한 철학일 뿐 상당수의 노동자들의 것은 아니다. 경영인으로서의 비전을 가진 그는 행복하고 성공했겠지만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개인이 꿈꾸던 것과는 상관없는 일을 하며 불행하게 산다는 점을 그는 경영인 답게 간과한다. 야근야근열매를 먹으며 메말라가는 한국의 노동자들의 단위시간당 생산성은 OECD국가중 하위권에 속한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노동자들에 대한 선한 대우, 함께 더 나은 회사를 만들어 사원복지가 좋게 하자고 설득하는 그의 모습, 퇴임후 일관적으로 보여줬던 이타적인 자세, 모두를 위한 회사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과 성취 등 이 시대의 CEO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디테일한 덕목을 분명하게 제시한다. 한국에서는 몇몇 대기업 임원진들이 숱한 물의를 일으키고도 배짱이지만, 이나모리 카즈오가 이야기하는 몇몇 사례들을 통해 그가 '열심히 일하는 직원'에게 더 많은 혜택과 지지를 아낌없이 보낸 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가 일관되게 보여주는 인격과 방향성, 자기개발노력은 분명히 직원들의 존경을 받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마지막 장은 거의 불교서적이다. 일반화하기 힘든 개인적 성찰에 관한 장이지만, 그나마 다행이도 수미일관적으로 자기성찰과 일생을 통해 배운 것들을 통해 '성공하는 경영'이란 '도덕적이고 정직한 경영'이란 주장으로 마무리를 한다. 맹목적인 CEO들이 경영은 안하고 자기수행에 빠지는 게 아닐까 걱정되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돈 버는 사람들이 그러기는 쉽지 않다는게 위안이 된다. 


많은 경영일반 베스트셀러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이 책도 읽는 이로 하여금 '내가 잘하면 다 잘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을 보여준다. 그러나 자기 뱃속만 채우는 대기업임원들에게 따끔한 회초리와 같은 책이다. '나만 잘 되면 돼'라는 과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구호처럼 많은 임원들이, CEO들이 이기주의적인 경영을 한다. 이 책을 읽었다는 삼성의 누구는 이 책이 그저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였을게 분명하다. 여전히 많은 CEO들이 남을 위한 경영보다는 나와 가족을 위한 경영을 한다. 그런 가운데 감히 그는 남을 위하며 살고, 보편적인 도덕 기준 가운데 모두를 위해 경영하라고 주장한다. 이 책을 읽은 많은 경영인들이 경영의 태도를 바꿔나간다면 존경받으며 크게 성장하는 열매를 맛볼 수 있을거라는 기대를 해본다. 



Posted by Cyberc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