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13. 9. 8. 13:05



Taslima Akh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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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more: http://lightbox.time.com/2013/05/08/a-final-embrace-the-most-haunting-photograph-from-bangladesh/#ixzz2eKIZSjcT




1. 2013년 4월 24일 방글라데시 다카의 부도심인 사바의 한 방직공장이 무너져내렸다. (관련 내용은 여기를 클릭) 방직공장, 은행, 각종 점포들과 아파트가 함께 들어선 복합건물이었는데 건물에 금이 갔음에도 불구하고 대피하지 않고 끝까지 공장을 돌린 것이 큰 희생이 발생한 원인이었다. 이 사고로 1,129명의 사람들이 한 순간에 목숨을 잃었고 2,50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방글라데시의 사진작가이자 활동가인 Taslima Akhter는 사고 익일인 25일 새벽 2시에 이 사진을 촬영했다. 그는 온종일 사고현장을 기록하던 중 이들을 발견했다.두 사람은 서로 포옹한 채로 하반신이 콘크리트 더미에 뭍혀있었고 남자의 눈에 흐른 피는 마치 눈물처럼 흐르고 있었다. 



"이들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이들을 아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나도 나와 가까운 사람들 처럼 느껴졌다. ...이 사진을 볼 때 마다 나는 불편한 마음이 든다. 잊혀지지 않는다. 이 사진의 그들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우리는 숫자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싸구려 노동자나 값싼 생명도 아니다. 우리는 당신들과 같은 인간이다. 우리의 삶은 당신들의 삶과 같이 소중하며 우리의 꿈도 소중하다.'"



- Time Lightbox기사 중 Taslima Akhter의 사진에 관한 설명 中 발췌번역



"이 이미지는 매우 충격적이면서도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기도 하다. 죽음 가운데서의 포옹, 그 부드러움은 폐허속에서 일어나 우리 안의 가장 약한 곳을 어루만진다. 그걸 느끼고 나면 결코 잊을 수 없게 된다. 이 사진은 꿈에서 우리를 괴롭힐 그런 사진이다. 이 사진은 조용히 우리에게 말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 Shahidul Alam의 사진평
방글라데시의 사진작가, 작가, 남아시안사진협회 Patshala의 창설자



2. 우리에게는 1994년 10월 21일 성수대교 붕괴사고,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와 같은 사고들이 있었다. 하나같이 한국이 외형적으로 발전을 거듭해오던 1960~90년대의 부실이 비극적인 사고로 이어졌던 것이다. 그 이후로는 우리 스스로도 이런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방글라데시의 전대미문한 사건의 핵심과 이를 엮기는 힘들 것 같다. 물론 건물의 잘못된 사용, 부실시공의 문제도 있겠지만, 그런 위험한 상황에서도 저임금으로 비좁아터진 공장에서 계속 미싱질을 해야 했던 것이 더 큰 문제였다. 기사를 확인해보니 이 사건 이전에도 크고 작은 화재와 건물붕괴사건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다. 분명한 인재다. 


 방글라데시의 수많은 직공들이 왜 이런 비인간적인 조건에서 끊임없이 목숨을 걸고 노동을 해야 하는건지 사람들은 분석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국경을 초월하는 다국적 기업들의 저임금횡포가 지목되었다. 저렴한 가격으로 옷을 공급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인건비로 방글라데시의 직공들을 고용한 기업들의 책임에 대해 성토하는 소리가 흘러넘쳤다.


 그 이후로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모르겠다. 기사를 검색해보니 직공들 스스로도 기본임금인상과 처우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시위를 해왔던 것 같다. 하지만 파업과 시위에 대해 기업들은 사업장폐쇄 등으로 적대적 대응을 해온 것 같다. 한국의 1960~70년대와 어찌 이렇게 닮아 있는가. 평화시장 방직공장에서 일하던 전태일 열사는 열악한 노동환경개선과 노동3권보장을 위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분신하였다. 그의 죽음으로 지금의 우리들은 더욱 나은 환경에서 일하며 먹고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사진에 담긴 두 사람의 모습은 마치 전태일 열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사진을 본 사람들은 지난 4월의 비극을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더 인간다운 삶을 위해 함께 싸우고 연대할 것이다. 앞으로 방글라데시의 직공들의 삶이 더욱 나아지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Posted by Cyberc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