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11. 3. 22. 02:46


거의 반 년 이상 이 블로그에서의 포스팅이 없었는데 이제서야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막상 뭐라고 다시 시작해야 하나 생각해보려니 오히려 머리속이 복잡해진다. 그래서 그냥 오늘 있었던 일부터 얘기해보려고 한다.

오늘은 서점에 다녀왔는데 서점에서 책 구경 보다는 오히려 사람 구경하다가 1시간을 넘게 서점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내가 사는 동네가 사람들 목소리를 듣기가 매우 힘든 동네다. 그렇다고 촌동네도 아닌지라 뭐라고 하기 대단히 애매하다. 밖에 나가봤자 집으로 쏜살같이 들어가는 사람들 뿐이다. 이런 동네에서 수개월 책만 읽고 살다보면 번화가의 느낌이 매우 신기하게 느껴지는게 당연할 거란 생각은 했는데, 오늘 내가 그 신기함에 매료되어 한 시간을 넘게 서점을 몇 바퀴고 돌았다는 것이다.

서점은 내게 힘을 준다. 아니 책이 있는 곳은 내게 큰 힘이 된다. 사람들의 생각이 담겨있고 그 생각을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전하는 매체들의 집합소인 서점. 학교에 있었다면 분명 도서관에서 하루 종일 보내고 있었을텐데 졸업하고나니 이제는 서점이 나름대로 내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힘을 얻는 장소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어쨌거나 나는 서점에서 사람들을, 사람들이 보는 책을 계속해서 번갈아 봤다. 오후 퇴근 시간이었던지라 대부분 직장인들이었다. 전부다 그런건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어떤 책을 사야지 하는 목표를 가지고 서점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다. 나는 그들을 보면서 내 생각을 정리했다.

아니 나는 그 동안 생각을 그다지 많이 안했던 것 같다. 이제서야 생각을 다시 시작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이 나를 생각하지 못하게 하고 있었는가. 뭔가 열심히 탐구하고 있는 내 모습을 떠올려봤다. 그리고 그걸 시기하고 질투하며 온갖 비난으로 내 마음에 상처를 낸 사람들의 얼굴들이 지나갔다. 아마 그 말들 중 가장 몸서리쳐지는 말은 '그럴라고 공부했냐'는 어이없는 비난이었다. 아마 현 정부의 경제정책의 문제점을 얘기했다는 것 때문에 그랬던듯 한데...불쌍한게 경제학과 출신이 그 소릴 못알아듣고 저런 식이었다는게 정말 곤혹스러웠다. 게다가 4년간 공부하고도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애한테 저런 소릴 들었다는게 더 충격적이었던 상황이었다. Shame on you. 어쨌거나 그런 식으로 그들에게 지난 10년간 받았던 상처는 너무 컸던 것 같다. 생각의 끝에서 뭔가 결정하고 그 생각을 말하는 것 조차 그들은 비난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리고 얼마나 속물적이었던가. 그들은 듣고 싶은 소리만 좋아하고 뭔가 잘못되었거나 고쳐나가야 하는 점에 대해서 말하면 묵살하고 비난하고 그 사람의 가치관을 박살내고 뭉개며 더 나아가 인간성까지도 무너뜨리려는 시도를 한다. 모두 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집단에서의 위치, 그리고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생각에서 그렇게 한 것이었다. 그리고 만들어진 권위에 그들은 무조건적으로 순종한다. 공동체는 썩고 썩어 자생할 수 없는 정도에까지 이르렀다. 그리고 나는 더 이상 그들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과감히 내 입을 닫아버렸다. 사랑을 말하나 사랑하지 않는 자들이여! 나의 사랑과 애정에 대해 이유없는 증오와 분노로 답했던 자들이여! 그대들은 들어도 듣지 못하는 자들이요 봐도 보질 못하는 자들이니 봉사와 귀머거리가 길을 인도하기를 선택한 그대들의 종말을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이루실 것을 나는 믿는다.

어쨌거나 그 사람들로부터 헤어난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는 다시 생각을 하려고 한다. 세상이 왜 이렇게 돌아가는지, 그리고 그에 대한 나의 답변은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려고 한다. 그러자고 생각해보니 내 눈앞에 정치학 코너가 들어왔다. 부전공으로 했던 정치학. 사실 그렇게 썩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었다. 나 스스로를 아끼지 않은 탓이다. 책을 읽기에는 체력이 너무 부족했고, 복학 후 주변에 함께 공부할 친구도 많지 않았으며, 쉬이 지쳐버리는 성질에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써 책을 읽고 생각하고 답을 내보려는 노력도 끝까지 해보질 못했다. 문제를 알고 있어도 해결하려는 노력도 못했던 나였다. 그저 내가 즐기는 것에 탐닉하는 것만으로 시간을 채워나갔다. 사진, 커피...따뜻한 햇볕과 책을 통해 얻는 무한한 지식. 그 과정중에서 겪었던 실패가 내게는 또한 큰 상처였다. 후배녀석이 내가 하는 말을 도통 못알아듣고 팀과제도 제대로 안해오면서 '어떻게 하라는거냐'란 식으로 마음대로 팀을 엉망으로 만들었던 것. 좋은 성적이 나올리가 없는 팀이었다. 물론 그때는 '그래? 그럼 니 맘대로 해봐라'라고 했지만 사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밀어붙이지 못했던 것, 그리고 프리젠테이션을 그녀석이 개판으로 해놓고 사람들 앞에서는 죄송하다는 말을 했을 때 앞으로 나가서 내가 정리를 하지 못했던게 아쉽다. 그러고보니 이 생각도 정말 오랫만에 해보는군...

지금의 나는 생각을 한다. 내 심장을 세차게 뛰게하여 머리로 혈액을 공급한다. 오늘 종일 먹었던 것들이 내 몸 안에서 에너지가 되어 머리로 공급된다. 그리고 나는 그 모든 노력이 헛된 것이 되지 않도록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다. 나는 이제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생각의 결과물로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기까지 나는 내 눈 앞에 놓여져있는 것들을 이용해서 최고의 전문가가 될 것이다. 그렇다. 가장 먼저 할 것은 내 눈 앞에 놓인 것들부터 헤쳐나가는 것이다.

내 눈앞에는 책들이 있다. 수십권이다. 그 중 끝까지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책들만 추려져 놓여있다. 내가 할 일은 이 책들을 다 읽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다. 내가 읽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기록하고 그걸 가지고 내 생각의 저변을 넓히는 것이다. 아는 만큼 볼 수 있기에 나는 더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나보다도 못했던 자들이 나를 업신여겼던 과거따윈 상관없다. 그때를 생각하면 솔직히 여전히 마음이 상하긴 하지만 더 이상 저들의 의도대로 휘둘리지 않겠다. 저들은 저들 스스로가 사단에게 휘둘렸다는 것도 모른채 사람들을 썩게 만드는 자들이니 더 이상 상관하지 말자.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과정에서 나를 걸고 넘어지는 저들의 계략에 넘어가지 말자. 이제까지 넘어졌으면 됐다. 내가 성공하면 저들은 아마 배가 아프고 모욕당한것처럼 고통스러우리라. 그렇다. 저들은 결코 나의 성공을 바란적도, 생각한 적도 없는 자들이 아니었던가.

내게는 나의 성공과 그것을 위한 노력과 분투를 위해 기도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나를 물질적으로도 돕고 내가 힘내어 일어서기까지 자신의 남은 힘까지도 다 내어줄 정도로 나를 아껴주고 도와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약하지 않다. 그리고 나와 함께하는 하나님께서 내게 큰 힘을 주실 것이다. 나의 생각을 통해 이루실 일들을 내가 볼 것이다. 나는 생각하고 행동하여 세상을 변화시켜 나갈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내 눈앞에 놓은 작은 도전을 반드시 성취해내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강하다.

Posted by Cybercat